“AI 시대, 데이터센터 간 연결성 확보가 핵심 과제”

2025-05-27

김인성 시에나코리아 지사장, 글로벌 DCI 수요 변화 진단

“AI가 데이터센터 인프라에 미치는 영향은 단순한 성능 향상을 넘어, 데이터 흐름과 연결 구조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습니다. 앞으로 데이터센터 간 대역폭 확보는 기업의 생존과 직결되는 핵심 과제가 될 것입니다.”

김인성 시에나코리아 지사장은 최근 시에나(Ciena)가 의뢰해 진행한 글로벌 설문 조사 결과를 인용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번 조사는 한국을 포함한 13개국의 데이터센터 전문가 13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AI 기반 워크로드 증가가 DCI(데이터센터 간 연결)에 미치는 영향을 중점적으로 분석했다.

설문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 이상(53%)이 향후 2~3년 내에 AI가 클라우드 및 빅데이터를 제치고 가장 큰 워크로드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65%는 AI의 확산으로 인해 DCI 대역폭 수요가 최소 6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 지사장은 “AI는 연산량만큼이나 데이터 이동량이 막대하기 때문에, 기존 트랜잭션 기반 클라우드 환경과는 전혀 다른 수준의 네트워크 요구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한국 시장의 상황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국내 전문가의 43%는 AI와 머신러닝(ML) 작업 부하가 DCI에 가장 큰 부담을 줄 것이라 답했으며, 69%는 대도시권 내 데이터센터 간 대역폭이 향후 1년 내 가장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다크 파이버 도입 계획 비율은 51%로 조사 대상국 가운데 가장 높았고, MOFN(Managed Optical Fiber Network) 사용률도 62%로 나타났다.

김 지사장은 이러한 배경에 대해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AI 기술을 도입하고 있는 국가 중 하나지만, 대규모 AI 학습이 가능한 전용 데이터센터는 이제 막 초기 단계에 진입한 상황”이라며 “이러한 간극을 메우기 위해선 장기적 안목의 인프라 투자와 아키텍처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설문에 응답한 국내 전문가의 74%는 향후 수년 내 대규모 언어모델(LLM)의 학습이 일정 수준 이상 분산된 데이터센터 구조에서 이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기존의 중앙집중형 데이터센터 구조에서 탈피해, 지역 간 또는 도시간 연결성이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 지사장은 “AI 트래픽은 실시간성과 초저지연을 요구하기 때문에 단순히 전송량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네트워크는 더 유연하고 동적으로 진화해야 하며, 적재적소에 트래픽을 분산시킬 수 있는 아키텍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AI는 네트워크 자체를 개선하는 도구로도 활용된다. 예를 들어, AI 기반 분석을 통해 트래픽 패턴을 예측하고, 병목현상을 사전에 차단하거나 자동화된 리소스 할당으로 네트워크 운영 효율을 높이는 것이 가능하다. 김 지사장은 “AI는 단순한 사용자 애플리케이션 기술을 넘어, 네트워크 설계·운영 전반을 최적화할 수 있는 기반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한국 데이터센터 사업자들이 다가올 트래픽 급증에 대응하려면 “해저 케이블 등 국경 간 광역 연결성 확보에 보다 전략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국내 AI 학습 트래픽은 앞으로 지역과 국경을 넘나드는 대규모 데이터 이동을 전제로 하므로, 단일 시설 내 처리 능력보다 글로벌 연결 구조의 효율성이 더 중요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지사장은 마지막으로 “AI 혁명은 단순한 컴퓨팅이 아니라 '연결'에 대한 혁신”이라며 “적절한 네트워크 기반이 마련되지 않으면 AI의 잠재력을 절반도 실현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데이터센터는 이제 독립적인 시설이 아닌, 복잡하게 연결된 생태계의 일부로서 재정의되고 있다”며 “DCI는 그 연결을 지탱하는 핵심 기술”이라고 덧붙였다.

김정희 기자 jha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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