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은 소중하다’ 외쳤지만…더 집요해진 인종차별

2025-05-26

트럼프, 취임 후 다양성 정책 폐지하는 등 유색인종 위협

하버드대 외국인 학생 추방·지역 경찰 개혁 중단하기도

‘흑인의 생명은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BLM)’ 운동을 촉발한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이 5주기를 맞았으나, 인종차별과 관련한 미국 내 상황은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현지시간) AP통신은 플로이드의 5주기를 맞아 활동가들과 시민 수천명이 사건이 일어난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열린 추모 행사에 참여했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차별적 정책을 비판했다고 전했다.

2020년 5월25일 흑인 남성 플로이드는 미니애폴리스에서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숨졌다. 백인 경찰관 데릭 쇼빈이 9분30초 이상 플로이드의 목을 무릎으로 누르고 있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온라인에 유포되면서 미 전역에서는 인종차별과 경찰의 폭력행위에 반대하는 BLM 운동이 확산했다.

플로이드 5주기를 맞았지만 미국 내에서 인종 불평등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지난 7일 조사에서 응답자 72%가 “플로이드 사망 후 인종 불평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흑인의 삶을 개선하는 변화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답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BLM 운동 관심도도 떨어지고 있다. BLM 운동에 지지를 표명한 응답자 비율은 52%로, 플로이드 사망 직후인 2020년 6월에 비해 15%포인트 감소했다.

뉴욕타임스(NYT)가 워싱턴포스트와 비영리단체 ‘경찰 폭력 지도 그리기’가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경찰은 최소 1226명을 사살했다.

이는 플로이드 사망 직전인 2019년보다 18% 증가한 수치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흑인은 10만명당 6.7명, 백인은 2.5명 경찰에 사살당하는 등 인종에 따른 불균형도 수치로 드러났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한 후 상황은 더 악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한 후 백인 남성이 역차별을 받고 있다고 주장하며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정책을 폐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NYT는 “백인에 대한 차별이 사회를 아프리카계 미국인에게 유리하게 만들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믿음은 여전히 행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인식은 최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백인들을 이례적으로 난민으로 받아들인 결정에서 드러난다.

DEI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반감은 흑인을 비롯한 미국 내 여러 유색인종 및 이주민에게 실질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 지난 22일 트럼프 대통령은 하버드대의 ‘유학생 및 교환 방문자 프로그램’ 인증을 취소하는 등 외국인 학생 등록 자격을 박탈하는 조처를 했다.

BLM 운동의 흔적은 곳곳에서 지워지고 있다. 지난 3월 워싱턴시는 BLM 문구가 바닥에 그려져‘BLM 광장’으로 불리던 곳을 철거했으며 지난주 휴스턴에서는 플로이드가 그려진 벽화가 건물 철거 과정에서 파괴됐다.

지난 22일 트럼프 행정부는 플로이드 사망 사건을 계기로 마련된 지역 경찰 개혁 방안을 추진하지 않겠다고도 밝혔다. 이 경찰 개혁 방안에는 교육 강화와 무력 사용 정책 개혁, 경찰 활동과 관련한 자료 수집 등 여러 감독 조치가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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