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민이 촬영한 미공개 5·18 영상의 역사적 가치

2025-05-28

1980년 5월21일 광주 금남로 일대에서 한 시민이 촬영한 미공개 영상에는 시위대와 시민들의 모습, 계엄군과 대치 상황, 상공을 선회하는 헬리콥터와 군용 수송기 등 긴박한 장면이 담겼다. 또 당일 화재가 난 방송국과 23일 이후로 추정되는 태극기가 걸린 충장로 일원 및 시민 일상도 포함됐다.

옛 전남도청 앞 집단발포 직후의 정황을 시간 순서에 따라 구체적으로 추정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가치를 지녔다. 발포의 전조였던 실탄 분배, 대열 정비 등 선행 과정을 보다 명확히 보여줘 그날의 진실에 다가가고 있다. 외신기자나 군당국, 정보요원 등이 제작한 기존 영상물과는 완전히 다른 시각이다. 계엄군 진술의 진위나 조작 의혹을 교차 검증하는데 매우 유용하다. 미처 완결되지 못한 진상규명을 위한 핵심 단서를 제공한다.

올해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은 1997년 국가기념일 지정 이후 처음으로 권한대행이 참석했다. 정부는 오월정신을 높이 평가했으나 시대적 과제인 헌법 전문 수록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아 실망감을 안겼다. 반면 6·3 대선 각 정당의 후보들은 일제히 5·18 정신의 계승을 약속했다.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더욱 굳건히 지켜나가자는 다짐이 이어졌다. 내년 6월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개헌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 현대사의 비극 5·18에 대한 경험, 학습은 지난해 12·3 비상계엄에서 나라를 구하고 사람을 살린 원동력이었다. 불법한 폭력에 맞서 싸운 가장 극적인 시민 항쟁이 45년의 시간을 거슬러 재연됐다. 정상적인 국가 시스템을 크게 훼손하지 않고 유지했다. 일련의 과정에서 언론 미디어들도 일촉즉발의 현장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며 ‘빛의 혁명’에 기여했다.

5·18 기념행사가 민주광장에서 부활제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오월의 함성은 지금도 살아 있다. 타임라인이 분명한 상태의 영상은 청년의 눈으로 바라본 340초 분량이다. 위대한 광주 공동체, 시민들의 분노와 연대를 증언하고 있다. 위험을 무릅쓴 수많은 기록자들 덕분에 진실은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현존 유일의 시민 촬영본으로 독보적이다. 진상을 밝히는 열쇠가 될 것이다. 역사의 정의를 바로세우는 사료의 확보를 주목하는 바다. 의미가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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