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기업이 베트남 호찌민시에 '트럼프 타워' 빌딩 건설을 추진한다. 관세 협상을 앞두고 3조 원 규모 골프장 프로젝트에 이어 대규모 개발 계획 승인이 이뤄진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트럼프 일가의 이해충돌 논란이 또다시 불거질 전망이다.
20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가족기업 '트럼프 오거니제이션' 관계자들은 조만간 호찌민 번화가를 방문해 트럼프 타워 건설을 위한 현장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호찌민시 당국도 해당 지역 담당 부서에 공문을 보내 "트럼프 타워 빌딩의 예정된 위치를 조사하고, 이 프로젝트에 대해 시 지도자들과 실무 회의를 갖기를 희망한다"며 이들에게 협조해줄 것을 당부했다. 당국은 트럼프 오거니제이션, 베트남 부동산 개발사 낀박시티(KBC) 컨소시엄 측 대표 등과 함께 이날 오후 회의를 할 예정이다.
베트남 정부 문서에 따르면 트럼프 오거니제이션의 수석부사장을 맡고 있는 차남 에릭 트럼프는 22일 호찌민 시내 중심가 호텔에서 호찌민시 관계자들과 만찬을 할 계획도 잡혀 있다. 두 회동 모두 호찌민시 홈페이지에 공개된 일정을 통해 확인됐다.
블룸버그통신도 현지 매체 '마켓타임스'를 인용해 트럼프 오거니제이션 실무팀이 호찌민시의 신도시 개발 지역인 투티엠에서 트럼프 타워 건설 예정 부지를 조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트럼프 타워 건설 계획은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트럼프 오거니제이션이 이를 실제로 추진할지, 당국이 최종 승인을 내릴지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다.
앞서 베트남 당국은 북부 하노이 인근 흥옌성에 트럼프오거니제이션과 KBC가 추진하는 2조 원 규모 골프장·호텔 사업도 지난 17일 승인했다. 18홀 골프장 3개와 주거 단지, 상업 시설, 공원 등을 포함하는 초대형 휴양지 개발 사업이다.
고율 관세 폭격을 맞은 베트남이 트럼프 대통령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유화책을 내놓는 모습이다. 베트남은 지난 4월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46%의 초고율 관세를 부과 받았다. 오는 7월 미국의 상호관세 유예 기간이 끝나기 전에 관세 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하면 고율 관세를 고스란히 얻어맞게 된다.
트럼프 오거니제이션은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에릭 두 형제가 이끌고 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순방 이후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 중동에서도 대규모 부동산 개발 사업과 가상화폐 사업을 잇달아 벌이면서 이해충돌 논란을 빚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