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그룹의 드라마·콘텐츠 제작사 SLL중앙이 6개월 만에 공모 회사채 시장 문을 두드린다. 올해 3월 진행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비우량채에 대한 투자 심리 악화로 일부 미매각을 경험한 만큼 이번에는 목표액을 채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LL중앙은 이달 16일 300억 원 상당의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만기 구조(트렌치)는 1년물 단독으로 구성됐으며 공모 희망 금리 밴드(범위)는 6.60%~7.60%를 제시했다. SLL중앙은 최대 600억 원까지 증액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채 발행일은 이달 24일이며 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이 맡았다.
SLL중앙이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에 나선 것은 6개월 만이다. 올해 3월 1년물 150억 원, 2년물 250억 원으로 총 400억 원 발행을 목표로 했지만 수요예측에서 380억 원의 유효 주문을 받는데 그쳤다. 다만 SLL중앙은 2년물의 금리를 희망 밴드(5.60%~6.60%) 최상단으로 결정하면서 260억 원으로 증액해 발행했다.
올해 상반기 SLL중앙이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일부 미매각을 겪은 이유로는 비우량채에 대한 투심 악화가 꼽힌다. SLL중앙의 회사채 신용등급은 ‘BBB0’로 비우량채로 분류된다. 올해 상반기 홈플러스 사태를 비롯해 롯데손해보험 후순위채 콜옵션(조기상환) 행사 불발 등의 여파로 비우량채에 대한 투심이 급격하게 얼어붙었다. 하반기 들어서도 이랜드월드 등 일부 BBB급 기업의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다른 중앙그룹 계열사인 JTBC가 최근 진행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500억 원 모집에 190억 원의 주문을 받은 점도 SLL중앙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IB 업계 관계자는 “SLL중앙의 경우 업황 뿐만 아니라 신용등급 전망도 긍정적인 편이 아니다”라며 “이번 회사채 발행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한국기업평가는 올해 6월 SLL중앙의 장기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한 바 있다.
한편 중앙그룹은 올해 들어 적극적으로 회사채 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다. SLL중앙과 JTBC가 두 차례 회사채를 발행했으며 중앙일보 역시 340억 원을 시장에서 직접 조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