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제지 연간영업이익 전망치 800억
펄프가격 연초 比 5.3%↓
제지업계 관계자 "불경기 장기화는 변수"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상반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제지업계가 하반기에 반등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원재료인 펄프 가격과 해상운임 안정화로 원가 부담이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인데, 업계에서는 경기 둔화로 인한 우려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고 관망세를 보인다.
◆ 원가 부담 완화...제지업계, 하반기 실적 반등 예상
14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제지 회사의 하반기 실적이 반등할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하다. 한솔제지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800억원인데 이는 전년(22억원) 대비 265.2% 급증한 수치다.

깨끗한나라에 대해서도 민간소비 회복세와 코로나19 재유행에 따른 마스크 수요 증가, 화장품, 식품 포장재 등에서의 백판지 수요 증가 등으로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실적 하락을 기록했던 상반기와 사뭇 다른 모습이다. 한솔제지는 지난 상반기 매출액이 전년도 대비 4% 늘었지만, 환경사업본부 대손처리 효과를 제외한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366억원으로 12.6% 감소했다.
동기간 무림P&P 매출액은 4001억원에서 3413억원으로 14.69%(588억원) 줄었으며, 깨끗한나라도 2624억원에서 2542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이처럼 제지업계가 상반기 실적이 부진한 이유로는 보편관세 적용에도 판가에 전가를 하지 못하면서, 인쇄용지와 특수지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펄프 가격과 해상 운임 등 원가 부담이 줄어들면서, 제지업계 실적 반등을 점치는 의견이 우세하다.
실제로 지난달 펄프(SBHK) 가격은 톤당 630달러인데, 이는 연초에 기록한 665달러보다 5.3% 낮은 수준이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도 지난 5일 기준 1444포인트로, 연초 이후 42.4% 내렸다.
박종렬 흥국증권 연구원은 "펄프 가격과 해상운임 안정화로 원가 부담이 완화된 가운데 지종별로 판가 인상에 대응할 것"이라며 "하반기 제지 부문의 영업이익은 지난해와 달리 견조한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한솔제지의) 인쇄용지 부문의 영업이익 증가는 점진적으로 증대할 것"이라며 "산업용지는 고지가격 하향 안정에 따른 마진 스프레드 확대와 함께 동남아 시장에서 판가 인상 등으로 수익성 개선이 지속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 경기 둔화 장기화...제지업계 "아직 모른다" 관망
이처럼 하반기 제지업계에 청신호가 켜졌지만, 업계에서는 경기 둔화를 우려하며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
제지업계는 인쇄용지뿐 아니라 포장지도 판매하기 때문에 공산품 판매량이 수요에 큰 영향을 미친다. 즉, 불경기가 이어지면서 소비가 위축되면 원가 절감 효과가 무의미해지는 것이다.
한 제지업계 관계자는 "미국 상호관세도 사실 관세 적용 이후 경쟁사 간 판매가 격차가 커지지 않아서 아직 큰 피해는 없었다"며 "더구나 원가 절감 효과까지 더해져 하반기 실적이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불경기가 장기화하면 실적 반등도 요원해지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stpoems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