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자문역 옵스펠드 교수 “한미 관세협상 디테일 해석 다를 우려”

2025-09-03

미국과의 무역 협상이 마무리됐지만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새로운 협상을 요구할 거란 석학의 경고가 나왔다. 미국발 리스크를 줄이는 차원에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도 했다.

모리스 옵스펠드 미 UC버클리대 명예교수가 3일 기획재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 주최로 서울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글로벌 금융안정 콘퍼런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미 관세 협상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옵스펠드 교수는 “투자 대상과 투자 금액, 수익 배분 구조 등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며 “합의 내용을 두고 해석이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명확하게 마무리된 게 아니라는 취지다.

미국 싱크탱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인 옵스펠드 교수는 국제무역∙관세∙환율 등을 두루 다룬 거시경제 분야 석학이다. 이날 옵스펠드 교수는 “트럼프 정부의 협상 스타일을 봤을 때 미국이 매달 혹은 분기마다, 새로운 요구를 할 수도 있다”며 “한국 또한 최선을 다하겠지만, 상황이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환율이 향후 새로운 협상 의제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원화 가치가 1월보다 10% 정도 하락(환율은 상승)했고, 앞으로 계속해서 하락할 것”이라며 “미국은 원화 가치가 오르기를 바라지만, 미국이 높은 관세를 적용하면 원화 가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본국 유입 자금에 세금을 부과해 달러 가치를 낮추거나, 미국의 해외 채무를 줄이는 식으로 한국에 대한 경상수지 적자를 줄여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잠재성장률을 회복하기 위한 이재명 정부의 확장재정 기조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옵스펠드 교수는 “적자가 항상 나쁜 것은 아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과 비교해 보면 한국의 국가부채는 양호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저출생·고령화에 따른 재정 부담 증가, 글로벌 금리 인상 가능성은 위험 요소라고 진단하면서 목적에 맞게 재원을 활용해야 위험을 피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확장재정과 관련해 그는 “한국은 일본의 ‘잃어버린 10년’ 만큼 버블(거품)이 끼어 있는 건 아니라서 꼭 디플레이션(경기 침체에 따른 물가 하락)이 올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콘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맡은 옵스펠드 교수는 미국이 그동안 전 세계에 제공했던 안보·기후·보건 등 공공적 지출을 더욱 줄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역내 구성원들끼리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는 것이 충격 보호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한국은 더 넓은 그물망을 던질 필요가 있다”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이날 검토하겠다고 밝힌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은 매우 좋은 결정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일본·중국과의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중국은 매우 중요한 무역 파트너이기 때문에 관계가 틀어지면 한국은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옵스펠드 교수는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 버락 오바마 정부 백악관 경제자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일본 ‘아베노믹스’의 이론적 토대를 제공한 것으로도 잘 알려진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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