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톈궁’ 내부서 채취한 샘플 분석
우주 식량 생산·인체 보호 계기

중국 우주정거장에서 이전에는 알려진 적 없는 새로운 미생물이 발견됐다. 강력한 우주 방사선을 견디며 생존하는 변종 박테리아가 확인된 것이다. 방사선은 인간의 우주 진출에서 가장 큰 걸림돌이다. 새 미생물이 향후 지구 밖에서 식량을 생산하고 인간의 건강을 지킬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19일 중국 과학계에 따르면 선저우 우주생명공학 그룹과 베이징 우주선 시스템 공학연구소 소속 과학자들로 구성된 연구진은 2022년부터 운영 중인 자국의 우주정거장 ‘톈궁’에서 새로운 박테리아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는 ‘국제미생물분류학회지’ 최신호에 실렸다.
톈궁은 2022년 완공됐다. 길이는 37m이며, 고도 약 400㎞에 떠 있다. 운영 목적은 무중력에서 각종 과학 실험을 하고 중국의 유인 우주체류 능력을 기르는 것이다.
연구진은 톈궁에서 찾은 새 박테리아에 ‘니알리아 티안공엔시스(Niallia tiangongensis)’라는 이름을 붙였다. 니알리아 티안공엔시스는 지구 어디에도 없던 종류의 박테리아다. 연구진은 유전자 구조가 지구에 서식하는 박테리아 ‘니알리아’ 친척뻘이기는 하지만, 동일하지는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니알리아 티안공엔시스는 2023년 5월, 중국 우주선 선저우 15호에 탑승했던 우주비행사들이 채취한 샘플에서 확인됐다. 당시 우주비행사들은 톈궁 우주정거장에 도착하고 난 뒤 특이한 임무를 수행했다. 면봉으로 정거장 내부 곳곳의 벽면을 훑었다.
지구와 완전히 다른 환경인 우주정거장에서 살아남은 박테리아가 있는지, 있다면 생존을 위해 생물학적인 변형이 있었는지 확인하려는 활동이었다. 면봉은 지구로 가져와 유전자 분석을 거쳤고, 그 결과가 니알리아 티안공엔시스의 발견이었다.
연구진이 새 박테리아에서 가장 주목한 점은 방사선에 대항한 강력한 생존력이다. 니알리아 티안공엔시스 유전자에서 방사선으로 인한 내부 손상을 신속히 복구하는 성질을 찾아냈다.
고도 수백㎞의 지구 궤도에서는 지상보다 훨씬 강력한 우주 방사선이 쏟아진다. 고도가 너무 높아 지구 자기장과 대기가 방사선을 막기 못하기 때문이다. 우주 방사선의 다량 노출은 대부분의 생물에게 이롭지 않다. 유전자가 손상되면서 세포와 조직이 망가져서다.
니알리아 티안공엔시스는 방사선에 저항해 자신의 유전자 구조를 바꾸는 방법으로 우주에서 거뜬히 생존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을 정밀 분석하면 향후 우주선에서 식량을 원활히 생산하고, 방사선에서 사람의 신체를 지킬 방안을 고안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진은 “박테리아 등 미생물 특성을 이해하는 것은 우주비행사 건강을 보호하고 우주선 기능을 유지하는 데 중요하다”며 “인간의 생존 능력을 높이는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