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서 3억5000만년 전 발자국 화석 발견… “육상동물 기원 앞당겨”

2025-05-17

호주에서 3억5600만년 전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파충류 초기 친척인 양막류(amniote) 동물의 발자국이 발견됐다. 이로써 육상 네발동물 진화의 결정적 전환점으로 여겨지는 원시 파충류 '암니오테'의 기원이 기존보다 최대 4000만년 앞선 것으로 확인됐다.

15일(현지시간) 스웨덴 웁살라대학 페르 알베리 박사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호주에서 발견된 고대 발자국 화석을 분석한 결과 파충류의 초기 친척인 양막류 동물인 것으로 분석됐다고 발표했다.

육지에 사는 동물의 진화에서 중요한 단계는 네발동물의 조상이 바다에서 나와 육지로 진출한 것이다. 특히 현대 파충류와 조류, 포유류 등 네발동물의 조상인 양막류는 유일하게 육지에서 번식할 수 있게 진화한 진정한 육상동물로 꼽힌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아마추어 고생물학자 2명이 호주 빅토리아주에 있는 3억5600만년 전 초기 석탄기 지층인 '스노위 플레인 층'(Snowy Plains Formation)에서 발견한 사암 석판에 새겨진 두 세트의 발자국을 분석했다.

석판에는 긴 발가락과 발톱 자국이 뚜렷하게 보이는 발자국들이 남아 있으며, 연구팀에 따르면 이는 지금까지 발견된 것 중 가장 오래된 발톱 자국이다.

연구팀은 최초의 네발동물은 4억2000만년 전인 데본기(Devonian)에 등장했고, 현 육상 네발동물의 초기 조상들은 3억5600만년 전인 석탄기에 출현했다며 지금까지 발견된 가장 오래된 양막류 화석은 후기 석탄기인 3억2000만 년 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동물과 비슷한 형태의 발을 가진 현대 물도마뱀(water monitor)의 앞발과 뒷발 간격을 기준으로 고대 양막류의 몸길이가 약 80㎝였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 해석이 맞다면 양막류 전체의 기원과 파충류의 기원이 알려진 것보다 3600만년 이상 이른 석탄기 초기로 앞당겨지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 발견은 고대 생물의 진화 속도와 지리적 확산 경로를 다시 써야 할 만큼 중요한 단서”라며 “육상 척추동물의 진화사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역동적이었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해당 연구 결과는 14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실렸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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