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미 존 수술, 10대 고교 투수까지 확산…과도한 구속 경쟁 결과

2025-10-30

메이저리그(MLB)의 상징적 부상인 ‘팔꿈치 인대 파열(UCL)’이 이제는 프로를 넘어 10대 청소년 투수들까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미국 CNN은 29일 “과거 대학·프로 선수에게 주로 발생하던 UCL 부상이 이제는 중·고등학교 선수에게 집중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미래 MLB를 꿈꾸는 아이들이 점점 더 어린 나이에 수술대에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 양키스 구단 주치의이자 ‘토미 존 수술’ 전문가 크리스토퍼 아마드 박사는 “25년 전엔 프로 유망주에게 주로 시행했지만, 지금은 매주 10~15건 중 8~10건이 고등학생 이하 선수”라고 밝혔다. UCL은 상완골과 척골을 잇는 팔꿈치 안쪽 인대로, “샐러리 조각만큼 약하다”고 불릴 정도로 섬세한 조직이다. 이 인대가 파열되면 투구가 불가능해져 ‘토미 존 수술’이 유일한 회복 방법이 된다.

전문가들은 부상 원인으로 ‘속도 경쟁’과 과도한 훈련 문화를 꼽는다. 아마드 박사는 “요즘 아이들은 더 빨리, 더 강하게 던지려 한다. 모두 시속 160㎞(100마일) 투수를 꿈꾼다”고 지적했다. 19세 대학 투수 케이드 더닌은 ‘드라이브라인’으로 알려진 속도 향상 훈련 중 팔에서 ‘뚝’ 소리를 들었다. 그는 “기록을 깨려다 오히려 인대를 찢었다”며 “속도 경쟁은 칭찬받지만, 부상 위험은 아무도 말하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수술 성공률이 높아졌지만, 부상 자체가 주는 심리적 충격은 여전하다. 아마드 박사 연구팀에 따르면, UCL 부상 선수의 약 30%가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진단 기준에 해당했다. “자신의 정체성을 잃고, 다시 던질 수 있을지 두려움에 시달린다”고 그는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부상 예방을 위해 투수 로테이션 확대(6인제), 투구 수 제한 강화 등의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제안한다. 아마드 박사는 “언젠가는 ‘투구 속도 제한’이 논의될 수도 있다”며 “하지만 현실적으로 팬, 구단, 스카우트 모두 강속구를 원한다. 문제는, 바로 그 ‘속도’가 선수들을 부상으로 몰아넣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CNN은 “한때 ‘기적의 수술’이라 불리던 토미 존 수술은 이제 야구계 통과의례가 됐다”며 “이 수술이 선수의 생명을 되살릴 수도 있지만, 동시에 너무 많은 어린 팔을 병원으로 이끌고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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