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을 입은 브랜드, 경험을 제안하다 [비크닉]

러닝화 빌려 신고 북촌 한 바퀴 뛰어볼까

지난 15일 서울 북촌의 ‘뉴발란스(NEW BALANCE) 런허브’ 매장. 남편과 함께 이곳을 찾은 30대 직장인 김소영씨는 “평소 퇴근 후 러닝을 즐기는데, 러닝화와 의류를 3000원대로 빌릴 수 있어 좋다”며 만족감을 전했다.

‘러닝 열풍’이 이어지면서 러닝화 브랜드가 라이프스타일을 접목한 새로운 시도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이랜드 뉴발란스는 지난 3월 말 북촌직영점을 러닝 트라이얼 전문 서비스 매장으로 리뉴얼 오픈한 이후, 하루 평균 60~70팀이 방문해 ‘러닝 전문 렌탈 서비스’를 체험하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런허브 매장은 단순 판매를 넘어 소비자들이 제품을 직접 신어보고 자신에게 맞는 러닝화를 찾을 수 있도록 돕는 데 초점을 맞췄다. 러닝이 일상 속 문화로 자리 잡은 것을 고려, 덕수궁·경복궁·광화문 등 인근 ‘시티 러닝 코스’도 안내한다. 이랜드 뉴발란스 관계자는 “북촌점은 러닝 입문자부터 엘리트 러너까지 아우르는 체험형 매장이자, 경복궁 인근 러너를 위한 허브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북촌점 외에 홍대, 강남 등 뉴발란스 주요 직영점과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나만의 러닝화 찾기’ 서비스를 만나볼 수 있다. 자신의 발 모양을 잘 모르는 입문자나 아마추어 러너를 위해 족형에 맞춘 러닝화를 추천하는 서비스다.

매장에서는 발 측정 전문기기인 ‘스트라이드 아이디(STRIDE I.D.)’를 활용해 발아치, 너비, 길이 등을 정교한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다. 업체 측은 “회외 및 회내 등 족형에 따라 달릴 때 발목 부상을 방지할 수 있는 러닝화 선택을 돕는다”고 덧붙였다.

노들섬 접수한 올리브영…‘K뷰티 축제’ 판을 키우다

K뷰티 플랫폼 CJ올리브영이 지난 21일 서울 용산구 이촌동 노들섬에서 ‘2025 올리브영 페스타’를 성황리에 열었다고 밝혔다. 지난 2019년 시작된 올리브영 페스타는 매년 국내 주요 뷰티·헬스 브랜드의 최신 트렌드를 소개하며 주목받아 왔다.

올해는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리면서 다수의 국내외 관람객들을 끌어모았다. 페스타 첫해의 두배 수준인 108개 뷰티&헬스 브랜드가 체험형 부스를 운영한다. 또 기존 실내 행사에서 야외로 확장했는데, 약 1만1570㎡(약 3500평) 규모의 노들섬 전역을 활용해 ‘경험형 페스타’로 진화했다는 게 주최 측의 설명이다.

행사는 단순한 전시를 넘어 뷰티 토크 콘서트·버스킹 공연·푸드트럭·비눗방울 이벤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어우러진다. 대규모 자연 속 공간을 활용해 ‘문화적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는 뷰티테인먼트(뷰티+엔터테인먼트) 플랫폼으로의 확장을 노린 전략이다.

이번 행사는 오는 25일까지 이어진다. 운영 기간인 5일 동안 행사장을 찾은 관람객은 약 3만여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올리브영 페스타는 1600만 올리브멤버스를 위한 축제이자 K뷰티의 현재와 미래를 보여주는 이정표”라며 “각 참여 브랜드의 글로벌 비전 실현을 위한 전초 기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자라맛’ 커피는 어떤 향일까

올해 50주년을 맞은 글로벌 패션 브랜드 자라(ZARA)가 지난 9일 서울 명동 매장을 플래그십 스토어 형태로 리뉴얼하며, 국내 최초로 ‘자카페(Zacaffè)’를 선보였다. 소비자들 사이 ‘자라맛 감성’을 고스란히 담은 카페라고 입소문이 나며 핫플로 급부상했다.

자카페는 각 도시의 전통과 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인테리어가 특징인데, 이번엔 서울의 감성을 담았다. 자라 명동 눈스퀘어점 자카페는 한국 전통의 ‘돌담’을 모티브로 했다. 절제된 회색빛과 자연석의 질감은 강인하면서도 고요한 한국적 아름다움을 녹여냈다.

시그니처 메뉴는 한국 전통 디저트에서 영감을 받은 수정과 라떼와 모니카다. 전통 요소를 결합한 인테리어와 더불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녹여낸 구성으로, 국내 방문객은 물론 명동을 찾은 관광객 수요를 확보하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자라 관계자는 “쇼핑 경험과 라이프스타일을 결합한 공간 브랜딩을 지향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명동점을 시작으로 로컬의 색채를 담은 자카페를 확대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입구서부터 초코향 솔솔…예술로 만나는 국민 초콜릿

‘가나초콜릿’이 출시 50주년을 맞아 브랜드의 유산을 예술로 풀어낸 특별전 ‘아뜰리에 가나: since 1975 - 행복은 초콜릿으로부터’를 열었다. 이번 전시는 국내외 현대미술 작가 5인이 참여해 ‘가나’가 상징해온 추억과 행복의 감성을 시각화했다.

전시회 구성은 단순 감상이 아닌 오감으로 체험하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일부 작품은 만질 수 있고, 공간 전체에는 조향사가 연출한 초콜릿 향이 입혀져 몰입감을 더했다. 1975년 첫 출시 후 지난해까지 누적 68억갑 이상이 팔린 가나초콜릿의 역사와 가나만의 ‘빈투바(Bean to Bar)’ 기술력을 강조한 공간도 마련됐다.

이번 전시는 브랜드의 유산에 대한 기념과 동시에 ‘지속가능성’에 대한 실천 의지도 엿볼 수 있다. 롯데웰푸드는 최근 ‘착한 카카오 프로젝트’를 통해 지속가능한 농법으로 재배한 가나산 원두 ‘서스테이너블 카카오빈’을 제품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올해는 해당 카카오빈 사용량을 30%까지 늘리고, 향후 전 제품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브랜드가 쌓아온 가치를 다음 세대와 공유하고, 예술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전하고자 전시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전시는 오는 6월 29일까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