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328130)이 최대 2500억 원의 자금 조달을 추진 중이다. 루닛은 지난해 1700억 원 규모로 전환사채(CB)를 발행했는데 내년 상반기부터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 행사가 가능해지면서 원리금을 상환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같은 자금 조달이 성공적으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루닛은 미국 자회사 볼파라의 지분 가치를 담보로 활용할 계획도 검토하고 있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루닛은 별도 주관사 없이 벤처캐피털(VC) 등 투자자들을 개별적으로 만나 사업 계획 등을 설명하면서 최대 2500억 원 규모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앵커 투자자가 최대 1000억 원 규모로 투자를 검토하고 있으며 이 밖에 다른 투자조합·운용사 등이 총 1500억 원을 투자하는 구조가 현재까지 유력하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투자 유치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3000억 원까지 규모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자금 조달 구조는 CB와 전환우선주(CPS) 등을 활용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바이오 기업들은 통상 CB와 CPS를 활용해 자금을 조달한다. CB의 경우 상환 의무가 있어 투자자들이 선호하고 CPS는 상환 의무가 없기 때문에 자금을 조달하는 입장에서 희망한다. 투자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협의를 거쳐 CB와 CPS 비율을 확정하게 된다. 이번에는 루닛의 미국 자회사 볼파라 지분을 담보로 잡지는 않았지만 자금 조달이 성공적으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볼파라 지분을 담보로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
루닛이 이처럼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서는 이유는 원리금 상환 압박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루닛은 지난해 5월 총 1700억 원 규모로 CB를 발행했는데 내년 상반기부터 풋옵션 행사 시점이 도래한다. CB 발행 당시 만기는 5년이지만 당시 투자자들의 펀드 만기가 통상 3년인 만큼 업계에서는 내년부터 풋옵션 행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8%라는 이자율을 고려하면 상환해야 하는 원리금만 약 2000억 원을 넘어선다. 여기에 매년 적자를 내고 있어 운영자금 확보도 필요한 상황이다.
루닛은 자금 조달과 함께 인력 감축 등을 적극 추진하면서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다. 2022년 기술특례 방식으로 코스닥에 입성한 루닛은 지난해 법차손 요건 유예 기간이 만료됐다. 루닛은 연결기준 지난해 매출 542억 원과 677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자기자본 대비 법차손 비율은 50.5%로 관리 종목 지정 기준선을 넘겼다. 올해에도 적자가 이어질 경우 관리 종목 지정 리스크가 본격적으로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루닛은 최근 인건비 절감을 위해 전체 인력의 15%를 줄이는 등 구조조정을 끝마쳤다. 인건비를 감축해 흑자 전환 시기를 앞당기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루닛은 당초 흑자 전환 시기를 2024년으로 제시했지만 적자를 기록했고 이후 목표 시기를 2025년과 2027년으로 두 차례 미룬 바 있다. 루닛 관계자는 “진행 중인 상황에 대해 확인하기 어렵다”며 “투자 유치를 위한 다양한 일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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