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일하고 싶은 치과 만들기 조직문화 이야기
인파워 병원교육컨설팅 그룹 신인순 대표

“월말 회의는 어떻게 진행하시나요?”
“사실 개원초기에는 회의를 했는데 지금은 회의를 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답변을 자주 듣게 됩니다. 한다 하더라도 각자의 업무 파트 보고에서 마무리 되는 경우가 많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치과에서 회의를 한다는 건 단지 ‘무언가를 보고하는 시간’이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가 함께 한 달을 어떻게 보냈고, 다음 달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를 나누는 소중한 시간입니다.
지난달 수원에 위치한 S치과의 회의 문화 컨설팅을 위해 방문해 회의를 참관 하였습니다.
제가 있어 그런지 어색한 침묵, 원장님의 독백, 수첩에 뭔가를 끄적이는 직원들,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는 분위기였습니다. 끝나고 나서 실장님과 잠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회의 분위기에 대한 물었을때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사실 많은 치과가 비슷한 형식의 회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그 틀을 바꿔야 할 때입니다. 회의는 단순히 보고의 시간이 아니라 ‘에너지를 채우는 시간’이 되어야 합니다. 누구도 눈치 보지 않고, 모두가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회의, 그게 진짜 회의입니다.
첫 번째, 회의의 시작은 ‘사전 준비’입니다.
막연히 “이따 회의할 거예요”라는 말만으로는 생산적인 회의를 기대할 수 없습니다. 마치 메뉴도 없이 식당에 가는 것과 같습니다. 회의 전에 주제를 미리 공유하고, 직원들이 생각할 시간을 갖게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이번 회의에서 지난달 환자 컴플레인 사례를 분석하고, 우리가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을 이야기 해봐요”라고 말하면, 직원들은 자연히 본인의 경험을 떠올립니다. 준비된 회의는 ‘말할 거리’를 만드는 데서 시작합니다. 생각할 시간이 주어진 만큼, 회의장 안의 말들도 풍성해집니다.

두 번째, 회의는 원장님 혼자 말하는 무대가 아닙니다.
많은 원장님들이 회의를 ‘직원 교육’이나 ‘방침 전달’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건 회의가 아니라 일방적 전달일 뿐입니다. 회의가 힘 있는 시간이 되려면, 리더들이 먼저 말을 줄여야 합니다. 침묵이 어색하더라도 기다리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리더가 물어보는 것이 아니라, 리더가 ‘듣는 자’가 되는 순간, 직원들은 말문을 엽니다. 예를 들어, “요즘 진료하면서 제일 답답했던 순간은 언제였어요?” 같은 질문은 그들의 진짜 목소리를 끌어냅니다. 누군가 말하기 시작하면, 그 다음은 흐름이 됩니다. 이 흐름 속에서 신뢰가 쌓이게 됩니다.
세 번째, 회의는 ‘보고’가 아니라 ‘소통과 전략’의 시간이어야 합니다.
우리 병원에 어떤 문제점이 있었고, 다음 달에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서로 머리를 맞대고 전략을 짜야 합니다. 단순히 ‘환자 수’, ‘매출’, ‘노쇼 건수’ 같은 숫자를 나열하며 보고만 하고 끝나는 회의는 지루하기 마련입니다. 대신, “이번 달은 예약 환자 중 노쇼가 많았는데, 왜 그랬을까요?”라고 묻고, “그분들에게 전화를 하기로 했잖아요, 그게 잘 안 된 이유가 뭘까요?”처럼 전략적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모든 직원이 ‘내가 병원의 전략에 참여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 회의가 생산적으로 마무리가 됩니다.
또한 성과에 대한 지식나눔도 빠지지 않고 진행해야 모든 구성원이 상향평준화가 될 수 있습니다. 잘한 부분에 대해서는 일반적으로 박수만 치고 끝나는 경우가 많은데, 지식은 재생산 되어어야 의미가 있습니다. 회의도 문화가 되어야 합니다. 이런 회의 문화가 당연시 되었을 때 결국 그 병원은 성장하게 됩니다.
물론 쉽지 않다는 것을 필자도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특히나 저연차 직원들의 입을 열게 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통을 이어가야 합니다. 그들이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게 포스트잇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결국 회의는 우리 병원의 ‘건강 상태’를 보여주는 거울입니다. 말이 없고 침묵만 흐른다면, 그건 곧 병원 내 소통이 막혔다는 뜻입니다. 회의가 즐거워야 진료도 즐겁습니다. 모두가 함께 만드는 회의, 그게 진짜 회의입니다.
이제는 보고하지 말고, 소통하고, 혼자 말하지 말고, 함께 말하세요. 그리고 무엇보다, 리더들은 듣는 시간을 힘들어 하지 마세요. 거기서 진짜 회의가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