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 앞둔 암 환자, 광범위항생제 사용 줄여야 [Health&]

2025-11-02

병원리포트 서울대병원 완화의료·임상윤리센터 유신혜 교수팀

임종 전 3개월부터 집중적으로 투여

완화의료 통한 최적 사용 계획 필요

암 환자의 생애 말기에 광범위항생제 사용이 급증해 삶의 질을 저하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임종 전 3개월부터 집중적으로 사용되는 경향이 커 환자의 가치와 돌봄 목표에 맞춘 광범위항생제 사용 최적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울대병원 완화의료·임상윤리센터 유신혜 교수팀(이대목동병원 김정한 교수, 한림대 심진아 교수)은 2002~2021년 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등록된 약 51만5000명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임종 전 6개월간 진행암 환자의 광범위항생제 사용 실태를 조사했다. 광범위항생제는 여러 세균에 대해 효과를 가진 항생제다. 정상 세균까지 공격하기 때문에 지나친 사용은 부작용과 이차 감염, 내성균 발생 위험을 높인다. 그로 인해 고강도 항생제 치료를 해야 하는 악순환을 초래할 수도 있다.

연구팀은 진행암 환자의 임종 전 6개월을 ▶임종 직전 1주 ▶1~2주 ▶2주~1개월 ▶1~3개월 ▶3~6개월 등 5개 구간으로 나누고, 광범위항생제 4종(페니실린계, 세팔로스포린계, 카바페넴계, 글리코펩타이드계)의 사용률과 사용량을 분석했다.

그 결과, 전체 환자의 55.9%가 임종 전 6개월간 광범위항생제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용률은 임종 전 1~3개월, 사용량은 임종 전 2주~1개월 구간에서 가장 높았다. 암종별로는 혈액암 환자가 폐암, 간암 등 고형암 환자보다 사용률과 사용량 모두 높았다. 특히 백혈병 환자는 고형암 중 광범위항생제 사용이 잦은 폐암 환자보다 임종 직전 사용률이 1.5배, 사용량은 1.21배 높았다.

연구팀은 “진행암 환자는 감염 여부와 상관없이 염증 수치만으로 투여받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적절한 항생제 치료와 환자의 돌봄 목표에 맞는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완화의료’를 통해 불필요한 항생제 사용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신혜 교수는 “이번 연구는 진행암 환자의 생애 말기 광범위항생제 사용 실태를 세계 최초로 규명한 것으로, 향후 항생제 사용 지침과 완화의료 정책 수립의 근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환자 중심 의료기술 최적화 연구 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미국의학협회 학술지 ‘자마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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