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에 있는 망막의 혈관 밀도가 낮으면 심혈관질환 위험이 최대 3배 이상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안과 윤영희·양지명 교수, 심장내과 이승환 교수, 영상의학과 양동현 교수 연구팀은 망막 혈관 밀도에 따라 죽상경화 둥 심혈관질환 위험을 예측할 수 있다는 내용의 연구를 국제학술지 ‘미국의사협회지 심장학(JAMA Cardiology)’에 게재했다고 3일 밝혔다. 연구진은 가족력·생활습관 등으로 심혈관질환 위험도가 높아 관상동맥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받았으면서 안과질환 때문에 망막 혈관 검사(광간섭단층혈관촬영)도 시행한 성인 1286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관상동맥은 심장을 뛰게 하는 심장 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데, 이 혈관 안에 지방이나 콜레스테롤 등이 쌓이는 죽상경화가 발생하면 혈관이 좁아지게 된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심장과 뇌 등으로 가는 산소 공급이 부족해지고, 쌓인 찌꺼기인 죽상반이 터져 갑자기 혈관을 막을 경우 심근경색이나 뇌경색 같은 치명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연구진은 혈관의 상태를 관찰하려면 검사 도구를 몸속으로 집어넣어야 하는 다른 장기와 달리, 망막은 유일하게 간단한 촬영만으로 혈관 상태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망막 혈관의 밀도가 낮다는 것은 전신적인 혈류 공급이 약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망막 혈관과 관상동맥과의 연관성을 통해 심혈관질환 위험도를 파악할 수 있을지 살펴본 것이다.
분석 결과, 망막 혈관 밀도가 낮을수록 관상동맥 칼슘 점수, 죽상반 존재, 혈관 협착 정도와 같은 죽상경화 지표들은 뚜렷하게 증가했다. 특히 망막 표면 가까이 모세혈관이 그물망처럼 퍼져 있는 ‘표재 모세혈관총’의 혈관 밀도가 죽상경화를 강력하게 예측할 수 있는 인자로 확인됐다. 표재 모세혈관총의 혈관 밀도가 가장 낮은 그룹은 가장 높은 그룹보다 죽상경화 위험이 최대 3배 이상 높았다. 폐쇄성 관상동맥질환(관상동맥이 50% 이상 좁아진 상태) 위험은 약 2.9배, 중증 관상동맥질환(관상동맥이 70~90% 이상 좁아진 상태) 위험은 약 3.3배, 심한 혈관 협착 위험은 3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 연구 결과를 근거로 망막 혈관 밀도가 낮을 경우 추가적인 심장 검사를 시행해 심혈관질환 조기 진단 확률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윤영희 교수는 “이번 연구는 망막 혈관 검사를 통해 무증상의 성인에서 관상동맥 죽상경화 여부를 예측할 수 있는지를 대규모로 분석한 의의가 크다”며 “망막 혈관 검사는 안과 진료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활용될 수 있어 향후 심혈관질환을 조기 선별하는 새로운 방법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승환 교수는 “관상동맥 죽상경화는 대부분 무증상 상태를 유지하다가 급작스럽게 혈류 순환이 막힐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성이 높다”면서 “현재 무증상이더라도 가족력이나 생활 습관의 영향으로 심혈관질환 위험이 크거나 망막 혈관 밀도가 낮아져 있는 상태라면, 관상동맥 CT 검사상 죽상경화가 진행돼 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정기적인 검진과 치료를 받을 것을 권장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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