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함 대신 건강”…저속노화 트렌드 타고 뜨는 ‘건강빵’
저당·글루텐프리·고단백 등 건강을 앞세운 빵이 프리미엄 가격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의 선택을 받으며 베이커리 시장의 새로운 전략 상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단순히 배를 채우는 간식이 아닌 건강 관리 도구로 빵을 인식하는 소비자가 늘면서다.
◆“맛보다 건강”…소비자 선택 기준 달라졌다
10일 소비자조사 결과에 따르면 빵이나 떡류를 고를 때 소비자들은 ‘가격(3.7%)’보다 ‘다양하고 새로운 맛(40.6%)’, ‘원료의 품질과 안정성(25.7%)’, ‘간편성(19.4%)’, ‘건강·영양(10.5%)’을 더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렴함보다는 원재료와 건강 가치를 우선시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마카롱, 크로플 등 달콤한 디저트가 인기를 끌었다.
최근에는 설탕을 최소화하고 통곡물이나 씨앗류를 활용한 건강빵이 소비자의 선택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저염·저당·저칼로리·글루텐프리 등 좋은 재료를 내세운 빵이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다”며 “최근 3년간 통밀빵·호밀빵의 검색 순위가 눈에 띄게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프랜차이즈·호텔 등 유통업계 전반으로 번진 ‘건강빵 경쟁’
건강빵 열풍은 빵의 주재료인 정제 밀가루에 대한 소비자의 부정적 인식에서 출발했다.
정제 과정에서 껍질과 배아가 제거된 밀가루는 섬유질·비타민·미네랄이 부족해 혈당을 빠르게 높이고, 영양 균형도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베이커리 업계는 통밀·호밀·귀리 같은 통곡물, 해바라기씨·참깨 등 씨앗류를 원재료로 적극 활용하며 제품을 다변화하고 있다.
통밀과 호밀은 혈당지수가 낮고 식이섬유가 풍부해 ‘포만감과 건강’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대표 재료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한국 통밀가루 시장이 오는 2035년 21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프랜차이즈 업계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호텔 베이커리 역시 프리미엄 건강빵에 주목한다.
◆전문가들 “건강빵은 단순 유행 아닌 ‘메가 트렌드’”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정제 밀가루 위주의 기존 빵은 혈당을 빠르게 올려 대사 건강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통밀·호밀 등 통곡물 기반의 빵은 식이섬유와 미네랄이 풍부해 포만감을 주면서도 혈당 관리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한 소비자 트렌드 전문가 역시 “최근 소비자는 단순히 ‘배를 채우는 빵’이 아니라 ‘건강 관리 도구로서의 빵’을 찾고 있다”며 “가격이 다소 높더라도 원재료와 영양 가치를 따져 선택하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업계 전문가는 “건강빵 시장은 이제 단순한 유행이 아닌 프랜차이즈와 호텔 베이커리까지 확대된 ‘메가 트렌드’”라며 “프리미엄 가격에도 판매량이 늘고 있어 업계 전반의 성장 동력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마케팅 전문가도 “저당·글루텐프리·고단백 같은 키워드는 건강뿐 아니라 ‘저속노화’라는 라이프스타일 트렌드와 맞물려 있다”며 “단순 제품 차별화가 아니라 소비자 정체성을 반영하는 브랜딩 전략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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