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대표 패스트푸드 브랜드 롯데리아가 미국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지만, 현지 반응은 기대와 달리 싸늘하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문을 연 롯데리아 풀러턴 1호점은 개점 직후 긴 대기 줄이 늘어서며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2주가 지난 현재, 현지 소비자 평가 플랫폼에선 혹평이 잇따르고 있다.
27일 현지 맛집 평가 플랫폼 ‘옐프(Yelp)’에 따르면 이 매장의 평점은 2.8점(5점 만점·90건 기준)에 그쳤다. 구글 리뷰도 97건 기준 3.8점에 머물렀다. 같은 지역 경쟁사인 인앤아웃 버거(4.7점), 칙필레(Chick-fil-A·4.5점)와 비교하면 확연히 낮은 수치다.
소비자 불만은 크게 ▲과도한 대기 시간 ▲운영 미숙 ▲맛과 식감 ▲가격 대비 경쟁력 부족 등으로 압축된다.
일부 고객은 “주문 후 음식이 나오기까지 너무 오래 기다려야 한다”며 불편을 호소했다. 직원 응대와 운영 체계가 자리잡지 못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맛에 대해서도 혹평이 적지 않다. 한 이용자는 “패티가 얇고 식감이 눅눅하다(mushy)”고 평가했고, 또 다른 고객은 “특별히 맛있지 않고 밋밋하다(bland)”고 했다.
가격 경쟁력 역시 부족하다는 반응이다. 인앤아웃의 대표 메뉴 ‘더블더블’ 단품 가격은 6.10달러인데, 롯데리아 불고기버거는 6.49달러, 불고기디럭스는 8.5달러로 책정됐다. 현지 소비자들 사이에선 “맛과 가격을 고려하면 가성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롯데GRS 관계자는 “롯데리아 풀러턴점은 오픈한 지 얼마 안 돼 반응이 안정되려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오픈 직후 매출이 유지되는 상황”이라며 “가격, 가성비에 대한 체감은 개인적인 것이지만, 지속적으로 리뷰 등을 확인하며 고객들의 불편함이 없도록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롯데리아는 2023년 베트남 시장에 진출했으나, 지난해 1260억 동 규모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3년 연속 실적 악화를 겪었다. 음식 품질과 가격 경쟁력,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이어진 가운데 현지 외식 경기 둔화가 겹치면서다.
미국 시장에서도 개점 초기부터 혹평이 쏟아지자, 베트남에서의 실패를 반복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외식 브랜드와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롯데리아가 현지 입맛과 가격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한국형 패스트푸드 실험’은 또 한 번 뼈아픈 성적표를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 경기신문 = 박민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