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사랑 레터] 가성비야, 돌아와 다오 (2025년 9월호)

2025-08-26

엔비디아 RTX 5050, 라데온 RX 9060... '엔트리'가 40만원 육박

"아무도 원하지 않는 그래픽카드"

[디지털포스트(PC사랑)=이백현 기자] 그래픽카드는 PC 시장에서 언제나 ‘핵심 키워드’로 자리 잡아왔습니다. 게이머들에게는 성능과 즐거움을 좌우하는 부품이고, PC 업계에는 소비자들의 지갑을 여는 가장 강력한 동력이 되기 때문입니다. 한 모델이 가성비 좋다는 입소문만 나도, 그 파급력은 단순히 그래픽카드에 그치지 않고 CPU, 메모리, 저장장치, 심지어는 완제품 PC까지 번져 나갑니다. 그래서 엔비디아와 AMD가 새로운 그래픽카드를 내놓을 때마다 시장이 들썩이는 거죠.

하지만 기대가 크면 아쉬움도 큰 법일까요. 엔비디아 지포스 RTX 5050은 지난달 깜짝 발표된 뒤, 곧장 글로벌 유통에 돌입했습니다. 문제는 여태까지 잘 제공해오던 리뷰 샘플도 나오지 않고, 드라이버도 출시 당일까지 '감감 무소식’이었습니다. 커뮤니티 등지에서는 "제조사가 리뷰를 안 하는 경우 십중팔구는 망작"이라는 반응이었죠.

이후 벤치마크 등 실성능과 가격이 공개되면서, RTX 5050은 넘버링이 ’50’으로 끝나는 제품 특유의 ‘합리적인 가격과 실속 있는 성능’이라는 위치를 이어가는 데 실패했습니다. 경쟁작은 물론 바로 윗급 모델에도 가성비에서 밀리며 존재감을 잃고 있죠. 커뮤니티에서는 “인텔 그래픽카드가 낫다”는 반응마저 나오고, 일부 해외 매체에서는 “아무도 원하지 않는 그래픽카드”라는 다소 날선 평가까지 내놓고 있습니다.

실은 이럴 때일 수록 경쟁사가 힘을 내 줘야 하는데, AMD가 최근 출시한 라데온 시리즈의 막내 RX 9060도 좀 아쉽습니다. 업계에선 AMD가 설정한 권장소비자가(MSRP)를 약 43만원(279달러)으로 추측(완본체 전용으로 미공개)하고 있지만, 실제 소비자가격은 그보다 비쌀 게 뻔하거든요. RTX 5050보다 성능은 높다지만, '그 돈이면……'이라는 게 시장의 반응입니다. 한급 높은 모델인 RTX 5060, RX 9060 XT을 사는 게 낫다는 거죠. 물론 인텔 그래픽카드도 최근엔 꾸준히 불려나오고 있고요.

제가 기억하기론 5년 전만 해도 넘버링이 ’60’ ’70’으로 끝나는 그래픽카드 신품을 20만원대 선에서 구할 수 있었습니다. 중고 제품으로 넘어가면 10만원 대에서도 최신 게임을 원활하게 돌릴 수 있는 제품이 많았죠. 가상화폐와 AI 붐을 거쳤다고는 하지만, 제일 가성비가 좋아야 할 엔트리 제품군이 40만원에 육박하는 현 상황에선 지갑을 선뜻 열기 어렵습니다.

물론 소비자가가 떨어진다면 이야기는 상당히 달라집니다. 소비자가 실제로 체감하는 성능 대비 가격이 합리적으로 조정된다면, RTX 5050도, RX 9060도 재평가될 여지는 충분하죠. 다시 게이머들이 웃을 수 있는, 매력적인 가격을 갖춘 그래픽카드가 등장하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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