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창덕궁관리소는 희정당 내부를 관람할 수 있는 '창덕궁 깊이보기, 희정당'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5일 밝혔다.
'창덕궁 깊이 보기, 희정당' 프로그램은 오는 16일부터 27일까지 매주 화요일부터 토요일 하루 두 차례 진행되며, 창덕궁의 권역별 특성과 주제를 심화 해설로 탐구하는 '창덕궁 깊이보기' 프로그램으로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희정당은 조선 시대 왕과 왕비의 생활공간이자 왕의 집무실로 사용되던 전각으로, '밝은 정치를 베풀다'는 뜻을 담고 있다. 1917년 화재로 소실된 뒤 1920년에 재건되면서 전통 건축 양식과 근대 문물이 함께 어우러진 독특한 면모를 갖추게 되었으며, 오늘날에도 조선 후기와 근대 왕실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중요한 공간으로 평가된다.
그동안 희정당은 문화유산 보존을 위해 내부 관람이 제한되어 왔으나, 2019년부터 지붕·마루·창호·벽지·카펫·전등 등 다양한 요소를 당시의 모습으로 되살리는 복원 사업이 추진됐다.
이번 프로그램은 그 성과를 국민과 공유하기 위한 한시적 공개로, 국가유산해설사의 깊이 있는 해설과 함께 내부 공간을 직접 둘러볼 수 있다.
희정당 중앙접견실에서는 해강 김규진의 '총석정절경도'와 '금강산만물초승경도'의 모사도를 만나볼 수 있으며, 두 작품의 진본은 국립고궁박물관 특별전 '창덕궁의 근사한 벽화'에서 전시되고 있다.
금강산을 주제로 한 이 작품들은 궁중회화에서는 드물게 볼 수 있는 사례로, 금강산이 지닌 민족적 상징성과 함께 일제 강점기 관광지로 개발되던 시대적 모습을 전해준다.
궁능유적본부 창덕궁관리소는 "이번 관람을 통해 참여자들은 단순한 내부 관람을 넘어, 복원 과정을 통해 되살아난 희정당의 공간적 가치와 그 안에 담긴 역사·문화적 맥락을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프로그램이 궁궐의 역사와 문화적 가치를 새롭게 조명하고 향유하는 뜻깊은 시간이 되기를 기대하며, 앞으로도 국민이 국가유산의 가치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발굴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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