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잇몸으로 버티는 KIA 타선이 2025시즌 KBO리그 최강 투수 코디 폰세(한화)를 무너뜨렸다. 윤도현(22)과 오선우(29)가 첨병으로 나섰고, 황대인(29)이 방점을 찍었다. 야수 줄부상으로 신음 중인 KIA지만 새 얼굴들의 활약은 또 다른 가능성을 예고한다.
KIA는 8일 광주 홈에서 연장 접전 끝에 한화를 7-6으로 꺾었다. 경기 초반 2-5로 끌려갔지만 경기를 연장으로 몰고 가는 데 성공했고, 10회말 상대 실책으로 끝내기 점수를 올렸다. KIA는 이날 폰세에게 홈런 2방을 때려내며 5이닝 5실점을 안겼다. 5실점은 이번 시즌 폰세의 1경기 최다 실점 기록이다.
이범호 KIA 감독의 이날 야수진 운용은 과감했다. 전날까지 16타수 무안타로 부진하던 윤도현을 1번, 2경기 연속 안타를 치지 못했던 오선우를 3번으로 전진 배치했다. 4회 김석환의 부상 이후에는 역시 그동안 부진했던 황대인을 투입했다.
이 감독의 승부수는 제대로 통했다. 윤도현과 오선우가 경기 초반부터 폰세를 몰아붙였고, 경기 중간 투입된 황대인이 후속타를 날렸다. 윤도현이 5타수 3안타를 쳤다. 폰세한테 2안타를 때렸다. 오선우는 1회 첫 타석부터 1루에 윤도현을 두고 2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황대인은 4회 역시 폰세를 상대로 솔로포를 날렸다. 폰세가 내려간 직후인 6회에는 좌중간 2루타로 동점 2타점을 올렸다. 최근 부진하던 세 사람이 폰세를 무너뜨렸다.
지금 KIA 야수 전력은 반 토막에 가깝다. 지난해 최우수선수(MVP) 김도영을 비롯해 베테랑 나성범과 김선빈이 부상으로 빠졌다. 외국인 거포 패트릭 위즈덤도 최근에야 부상 복귀했다. 지난해 타율 0.288을 때리며 알토란 활약을 했던 이우성은 시즌 초반부터 슬럼프에 허덕이다 지난 6일 2군으로 내려갔다.

윤도현과 오선우가 주축들의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 늦깎이 오선우는 프로 7년 차인 이번 시즌 비로소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1루와 외야를 오가며 나성범과 위즈덤의 빈자리를 메우더니 최근에는 확실한 주전급으로 올라섰다. 시즌 타율 0.308에 6홈런을 기록 중이다. 윤도현은 지난달 28일 키움전부터 5경기 동안 11안타 4홈런을 때리며 침체했던 KIA 타선에 새바람을 일으켰다. 이후 4경기 연속 무안타로 주춤했지만, 이날 3안타로 반등에 성공했다. 여기에 황대인이 가세했다. 홈런과 2루타, 장타 2개에 3타점으로 전날까지 타율 0.179 부진을 만회했다.
주축 타자들의 줄부상은 당연히 팀의 위기다. 그러나 1~2군을 오가며 백업 자리에 머물던 다른 선수들에게는 또 다른 기회가 되기도 한다. 김도영 등 부상자들의 복귀까지 아직 한 달은 더 걸릴 전망이다. KIA의 6월은 버텨야 하는 한 달이다. 동시에 새 얼굴들의 성장 혹은 각성을 위한 한 달이 될 수 있다. 윤도현, 오선우 등이 한층 더 성장하고 부상자들까지 건강하게 복귀한다면 시너지 효과는 커진다. 지난해 KIA를 상징했던, 1~9번 쉬어갈 곳 없는 타선을 재구축할 가능성도 그만큼 올라간다.
KIA는 폰세를 넘어서며 한화 3연전을 2승 1패로 마쳤다. 주중 두산 3연전 2승 1패에 이어 2연속 위닝시리즈다. 승률 5할선에서 오르락내리락하고 있지만, 상승세를 탈 수 있는 기회를 일단 잡았다. KIA는 10일부터 삼성과 광주 홈에서 3연전을 벌인다. 13~15일 주말 3연전은 창원에서 NC를 상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