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운 한일전 승리?…대한배구협회 “판정으로 이겼다하면 선수들에게 불명예”

2025-08-18

이틀전 진주 국제 여자배구 대회 한일전에서 나온 일명 '홈콜' 논란이 여전히 식을 줄 모르고 있다.

논란의 장면은 5세트 터져 나왔다. 한 점 한 점에 따라 승부의 향방이 갈릴 수 있는 상황에서 블로커 터치아웃, 서브 IN & OUT 판정 등 한국에 유리한 콜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판정이 너무나 노골적인 탓에 중계에서는 이슈가 있는 상당수 장면에 대한 리플레이조차 나오지 않았다.

결국 이러한 석연치 않은 판정을 등에 업은 대한민국 여자 배구 대표팀은 사실상 2군 전력으로 나온 일본과의 통산 150번째 맞대결을 승리로 장식했다.

모처럼 거둔 국제 대항전 승리, 그것도 광복절 바로 다음 날 울린 한일전 승전고였지만 팬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부끄럽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일본 배구계도 분개하기는 마찬가지다. 일본 누리꾼이 한일전 오심 장면을 편집해 제작한 유튜브 영상은 업로드 하루 만에 50만 조회 수를 훌쩍 넘었고, 해당 영상에도 1,900개가 넘는 비판의 글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일전 이후 사흘이 지나도록 편파 판정 논란은 그칠 줄 모르고 오히려 일파만파 번지고 있는 상황임에도 정작 대한배구협회의 상황 인식은 안일하기만 하다.

대한배구협회 고위관계자는 KBS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도쿄올림픽 이후 VNL 전패도 하고, 올해는 1승밖에 못 하는 등 중요 국제대회에서 계속 지고 있는 상황에서 친선전이지만 150번째 한일전 승리를 발판삼아 여자 선수들이 조금 더 자신감을 가지는 계기가 되는 바람이다"라고 승리에 의미를 부여했다.

또한, 선수들이 거둔 승리가 편파 판정 논란으로 뒤덮이는 것에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해당 관계자는 " 우리 선수들도 세대 교체해서 성장하는 과정이다. 오랜만에 이겼는데 심판판정으로 이겼다 하면 선수들에게도 불명예 아니겠느냐"라며 아쉬움도 드러냈다.

심판 판정에 대해서는 말을 아낀다면서도 "국내 팬들도 있고 하니 조금 유리하게 본 건 있는 것 같다. 그러나 협회가 판정에 압박을 가하거나 그런 건 맞지 않는다. 다들 현직 심판들인데 자기들만의 생각이 있었을 것이다. 이들이 성장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라며 협회 차원에서 판정을 유리하게 봐달라는 지시나 압박은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배구 여제 김연경이 은퇴한 후 끝 모를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여자 배구 대표팀. 한일전 승리가 가져다줄 '자신감'보다 앞으로 심판의 도움 없이는 일본을 이기지 못한다는 지금의 현실이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오히려 '자괴감'으로 다가올 것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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