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시내면세점 축소 흐름 속 'K푸드'로 승부 건 신세계

2025-07-18

시내면세점 철수 분위기 속, 명동점 11층 리뉴얼 감행

식품 매출 40% 급증에 힘입어 K푸드 브랜드 전면 배치

브릭샌드·꼬박꼬밥 등 중소 브랜드 유치로 해외 진출 플랫폼 역할 자처

중국 무비자 정책 재개 앞두고 관광객 수요 선제 대응도

BTS 매장 이전·굿즈 확대 등 MZ 공략 콘텐츠로 체류 시간 늘린다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올해 상반기 식품 매출만 전년 동기 대비 40% 넘게 증가했습니다. 여행지에서 특산품을 찾듯, 식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 식품존을 대폭 확장했습니다."(신세계면세점 관계자)

18일 신세계면세점은 서울 중구 명동점 11층을 전면 리뉴얼해 새롭게 공개했다. 최근 면세업계는 실적 부진과 고정비 부담, 중국 관광객 감소 등의 여파로 시내면세점 운영을 축소하거나 철수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신세계면세점은 오히려 공간 재구성에 나서며 반전을 꾀했다.

◆ 고가 명품 대신 약과·진저샷…새로운 주인공은 'K푸드'

이번 리뉴얼의 핵심은 식품관이다. 특히 '테이스트 오브 신세계(TASTE OF SHINSEGAE)' 존이 가장 눈에 띄었다. 기존 면세점들이 고가 시계, 주얼리, 주류, 화장품 등을 전면에 배치했던 것과 달리, 신세계는 명동점 메인 벽면에 K푸드 브랜드를 전면 배치했다.

이 공간에는 SNS를 통해 입소문을 탄 국내 인기 식품 브랜드들이 입점했다. 만나당(약과·한과), 슈퍼말차(말차 티·랑그드샤), 니블스(초콜릿), 타이거모닝(진저샷), 케이첩(소스) 등 다양한 K푸드 브랜드가 들어섰다. 식품은 마진이 낮아 고가의 제품을 취급하는 면세점에서 규모가 크지 않은 것이 일반적이지만, 신세계면세점은 올해 상반기 식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증가한 것을 확인해 이같이 선택했다. 단순 판매 마진율보다도 모객효과 등을 고려한 결정이다.

신세계는 이와 함께 해외 진출 의사를 갖고 있는 중소 브랜드들의 면세점 입점도 적극 추진했다. 브릭샌드(휘낭시에) 조헌기 대표는 "다른 면세점에서도 제안이 있었지만, 신세계 측에서 사업 방향성을 잘 이해해주고 좋은 조건을 제시해 단독 입점하게 됐다"며 "회사 창립 6년 차에 200% 성장을 이뤘고, 면세점 입점을 계기로 올해도 50% 이상 매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꼬박꼬밥(쉐이크 간편식) 심으뜸 비브리브 대표 역시 "그동안 제품을 해외에 있는 한국 소비자에게 지인을 통해 택배로 보내는 것이 전부였지만, 정식으로 면세점에 입점하면서 판로가 크게 넓어졌다"며 "시내면세점 입점에 이어 오는 9월에는 인천공항 면세점에도 입점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 시내점 축소 속 입지 경쟁력 살려 '명동 본진' 재정비

이번 리뉴얼은 면세업계의 시내점 철수로 경쟁이 다소 완화된 상황과 더불어, 하반기 중국의 무비자 입국 정책 시행으로 방한 관광객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고려한 결정이다. 신세계면세점 측에선 하반기 30% 이상 중국 방한객이 늘어날 걸로 내다보고 있다.

곽종우 신세계면세점 마케팅담당은 "면세업계 시내면세점 철수와 관련해 저희도 부산점은 철수를 단행했는데 본점은 위치 때문에 경쟁력도 있고 경쟁사가 축소되는 부분도 있어 리뉴얼을 단행해 더 나아가고자 했다"라며 "추후 명품 리뉴얼도 계속해서 보강해 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식품존 외 나머지 공간도 '잘 팔리는 콘텐츠' 중심으로 재구성됐다. 기존 8층에 있던 방탄소년단(BTS) 테마 매장 'SPACE OF BTS'는 11층으로 이전했으며, 멤버별 활동 시기에 맞춘 앨범과 굿즈 신상품도 함께 들어왔다. 이밖에 한국 대표 캐릭터 카카오프렌즈, 잔망루피 등을 중심으로 기프트 존도 구성했다.

채정원 신세계디에프 MD담당 상무는 "MD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빠른 속도와 트렌드 대응 역량"이라며 "성수동과 홍대 등 서울 주요 상권의 최신 트렌드와 감성을 면밀히 분석해 명동점에 집약하고, 고객이 한국을 대표하는 트렌디한 브랜드와 제품을 편리하게 만나볼 수 있도록 기획했다"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도 K-콘텐츠 중심의 상품 개발과 매장 운영을 강화해 면세 쇼핑의 매력을 알리고, 브랜드와 상생할 수 있는 혁신을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mky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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