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광고 30%가 문제 소지"…금투협, 마케팅 과열 실태 점검

2025-08-03

국내 자산운용사들의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점유율(MS)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과열 광고가 잇따르자 금융투자협회가 실태 점검에 나서며 회원사에 주의를 당부했다. 협회는 전체 광고의 30%에 문제 소지가 있다고 봤지만 회원사 자체 점검에선 위반율이 1%에 불과해 인식 차이가 컸다. 소비자 보호 기조 강화로 감독 당국의 개입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자산운용사들의 광고 책임과 내부 통제 강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금투협은 올 6월 30일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 회원사를 상대로 투자 광고 설명회를 개최했다. 금투협은 “감독 당국이 상황을 예의주시 중"이라는 말도 남기며 회원사에 대비를 촉구했다. 금투협은 지난해 말 금융감독원 내 금융소비자 보호국이 신설된 이후부터 준법감시인 승인물에 대한 점검을 함께 진행 중이다.

협회와 당국의 광고 점검 강화 움직임은 ETF 시장 과열과 맞물려 있다. 최근 ETF 수가 1000개를 넘어서며 빠른 증가세를 보이자 운용사 간 마케팅 경쟁은 사실상 ‘전면전’으로 번졌다. 주요 영업 대상이 기관 투자가 중심에서 개인투자자로 이동하며 유튜브·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디지털 채널을 활용한 홍보도 급증했다.

실제 올 1분기 자산운용사 상위 10개사의 광고비 총액은 11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 넘게 증가했다. 삼성자산운용은 올 1분기에만 44억 원을 집행하며 지난해 동기 대비 254%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경쟁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도 38억 원을 집행해 34% 이상 늘었다. 이 같은 경쟁 구도 속에 수익률 과장·오인 가능성 있는 표현 등도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감원과 금투협이 올 2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10개 자산운용사의 ETF 광고 252건을 점검한 결과 수익률 오인 표현이나 과장 문구 사용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삼성자산운용은 최근 ‘KODEX 미국S&P500’과 ‘KODEX 미국나스닥100’ ETF 광고에서 “기존 분배금에 추가 분배금까지 지급”이라는 문구를 사용했다가 이를 자진 삭제한 바 있다. 배당금을 자동으로 재투자하는 토탈리턴(TR)형에서 분기 배당 방식으로 전환된 상품 구조를 설명한 문구가 투자자 오인을 초래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운용사 내부 심사를 담당하는 준법감시인의 역할을 지금보다 더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현재 금투협 광고 심사 인력은 10명이 채 되지 않아 사실상 사전 심사가 불가능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부족한 인력 탓에 현재 광고 심사는 신고에 의존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경쟁사 간 ‘찌르기’ 관행이 성행하고 있다"며 “광고 문제 여부를 자산운용사 본인들도 잘 알고 있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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