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튜버 ‘대도서관’으로 활동한 나동현(46) 씨의 사망과 관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이 범죄 혐의점은 없다는 1차 소견을 내놓으면서 중년 건강 관리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8일 서울 광진경찰서에 따르면 국과수는 나 씨에 대한 부검을 마친 뒤 타살 등 범죄 혐의점은 확인되지 않았다는 잠정 결론을 내렸다. 경찰은 국과수의 최종 부검 감정서를 토대로 사건을 종결할 방침이다.
앞서 나 씨는 이달 6일 서울 광진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에서 유서나 범죄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지인들은 그가 생전 심장 통증을 호소한 적이 있었다고 전했다. 또 그는 방송 중 "심장이 찌릿하다"며 가슴 통증을 언급하거나 극심한 피로를 드러낸 적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 씨는 1세대 인터넷 방송인이자 144만 구독자를 보유한 인기 유튜버로, 사망 직전까지 서울패션위크 등 공식 행사에 꾸준히 모습을 드러냈다.
◇심근경색 가능성도 제기...가족력도 확인돼
일각에서는 나 씨의 갑작스러운 사망 원인으로 심근경색 등 심혈관계 질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나 씨의 부친도 그가 고등학생이던 시절 심근경색으로 세상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심근경색은 심장 근육에 혈류가 갑자기 차단돼 발생하며 과로·스트레스·수면 부족·고혈압 등이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환자 대부분은 "가슴을 쥐어짠다", "가슴이 쎄하다"며 흉통을 호소한다. 주로 가슴 중앙이나 왼쪽에서 통증이 발생하지만, 명치·턱끝 통증이나 구역·구토, 소화불량 같은 증상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젊은 층도 위험...심뇌혈관질환 조기 관리 중요
최근 20~40대 젊은 층에서 본인의 심뇌혈관질환을 인지하지 못해 치료와 관리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고혈압 환자의 경우 70세 이상은 87.1%가 스스로 병을 알고 있었지만, 40대는 절반, 30대는 4명 중 1명, 20대는 5명 중 1명만 본인의 질환을 인지하고 있었다.
심장질환은 국내 사망 원인 가운데 암에 이어 두 번째로 높고, 단일 장기 질환 중에서는 사망률 1위를 기록한다. 과거에는 노년층에서 주로 발병했지만 최근에는 30대 이하에서도 발병률이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부정맥'은 돌연사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돌연 심장사는 예상치 못한 상태에서 심장 기능이 갑자기 멈추며 증상이 나타난 뒤 1시간 이내 사망하는 현상이다. 주로 45~75세 남성에게서 많이 발생하며 병원 밖에서 발생할 경우 생존율은 극히 낮다. 설령 살아남더라도 뇌 손상으로 일상생활에 장애가 생길 수 있어 무엇보다 조기 발견과 예방이 중요하다.
임승관 질병청장은 "고혈압, 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은 더 이상 고령층에게만 발생하는 질환이 아니라 생활습관 악화에 따라 젊은 층에서도 발생이 가능하다"며 "건강에 문제가 생긴 후가 아닌 건강할 때부터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관리 시기를 놓치기 쉬운 만큼 20대부터 정기적인 검사·측정을 통해 자신의 혈압·혈당·콜레스테롤 수치를 인지하고, 금연, 운동, 식단 및 체중 조절 등 생활수칙 실천에 관심을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