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상하이에서 98세 여성이 이마에 난 뿔 모양의 종양을 스스로 잘라내다 대량 출혈을 일으켜 긴급 수술을 받는 일이 발생했다.
6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 여성은 이마에 직경 3~4cm, 손가락 길이 정도의 종양을 지닌 상태로 수년간 생활해 왔다. 그러나 다른 치료를 위해 입원 중이던 병실에서 불편함을 참지 못하고 가위로 직접 잘라냈고, 곧바로 상처가 붓고 심한 출혈이 발생했다.
의료진은 위중한 상황이라는 판단 하에 즉시 수술에 들어갔으며, 당직 중이던 외과 전문의가 긴급 수술로 봉합을 실시해 출혈을 막았다. 현재 여성은 회복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일부 지역에서는 이 같은 뿔 모양 돌기를 ‘장수의 상징’으로 여기기도 한다. 실제로 사건 소식이 알려지자 현지 누리꾼들은 “우리 할머니도 뿔이 있었는데 100세 넘게 사셨다”, “스스로 잘랐다니 정말 용의 후손이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마에 난 뿔 모양의 종양은 의학적으로 ‘피부각(皮膚角, Cutaneous horn)’이라고 불린다. 이는 단단한 각질이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면서 피부 표면이 동물의 뿔처럼 돌출되는 질환으로, 내부에 뼈는 없고 각질화된 세포로만 이루어져 있다.
피부각의 정확한 발생 원인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지만, 주로 피부색이 밝은 사람에게 더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크기는 몇 mm부터 몇 cm까지 다양하며, 19세기에는 25cm까지 자란 사례도 보고된 바 있다. 주로 60~70대 이상의 고령층에서 발생하며, 자외선에 자주 노출되는 얼굴, 두피, 귀, 손 등이 흔한 부위다.
피부각 자체는 대부분 통증이 없지만 돌출된 모양 때문에 긁히거나 부딪히며 외상을 입을 가능성이 크고, 이로 인해 염증이나 통증이 생길 수 있다. 대부분은 양성이지만 연구에 따르면 약 16~20%의 환자에서는 기저부에서 악성 병변이 확인된다. 가장 흔한 악성은 편평세포암이며, 드물게 기저세포암도 보고된다. 그 밖에 광선각화증 같은 전암성 병변이나 유방 파제트병, 지방샘 선종 등이 발견되기도 한다.
바이러스 감염이 원인일 수도 있는데, 이 중에선 인유두종 바이러스(HPV)가 대표적이다. 드물게 전염성 연속종이나 리슈만편모충증과 관련된 사례도 보고됐다.
외관만으로는 양성인지 악성인지 구별하기 어렵기 때문에 정확한 판단을 위해 조직학적 검사가 필요하다. 특히 기저부에 통증이나 출혈이 있거나 크기가 큰 경우에는 악성 가능성이 높아 세심한 진단이 요구된다.
크기가 작고 특별한 증상이 없는 양성 병변은 제거하지 않아도 되지만, 미관상의 문제나 마찰로 인한 반복적인 자극, 감염 위험, 재발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대부분 절제를 권장한다. 양성일 경우 외과적 절제나 전기소작으로 치료하며, 악성 또는 전암성 병변은 수술적 제거 후 필요하면 방사선 치료나 국소 항암 치료를 추가로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