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로봇과 방위산업 관련 기술을 1개씩 국가첨단전략기술로 신규 지정해 보호·육성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2일 관보에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국가첨단전략기술 지정 등에 관한 고시’를 개정 고시했다. 이날 고시는 작년 12월 국가첨단전략산업위원회에서 결정한 내용을 행정예고 등 절차를 밟아 최종 확정·고시한 것이다.
국가첨단전략산업법은 국가·경제 안보에 미치는 영향 및 수출·고용 등 국민경제적 효과가 크고 연관산업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큰 기술을 국가첨단전략기술로 지정해 체계적·지속적으로 육성·보호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히 첨단전략기술에 대한 해외 인수·합병·합작투자 등 외국인 투자를 진행하려는 경우 산업기술보호위원회 심의와 산업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새 고시는 로봇과 방위산업 분야에서 각각 1개의 국가첨단전략기술을 신규 지정했다. 이로써 국가첨단전략기술은 반도체(8개), 디스플레이(4개), 이차전지(3개), 바이오(2개) 등 분야 17개에서 19개로 늘어났다.
먼저 로봇 분야에서는 최고 초속 3.3m 이상으로 이동하고 전신 조작 구현을 통해 20㎏ 이상의 중량물을 운반할 수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 구동기 및 프레임 설계·제조·공정 기술이 새로 지정됐다. 휴머노이드는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인간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로봇을 말한다.
산업부는 지난해 9월 제1차 국가인공지능위원회에서 산업의 AI 대전환을 위해 주요 산업에 AI를 접목하는 선도 프로젝트 추진방안을 보고하면서 로봇 등 신산업 성장동력 확보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를 통해 2027년까지 휴머노이드 기술 경쟁력을 글로벌 최고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것이 산업부의 계획이다.
휴머노이드는 인간처럼 사고하고 행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래 산업과 경제, 개인의 삶에도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휴머노이드가 갖춘 고도의 인지·판단 능력은 산업 현장의 생산성, 안전, 품질 등을 획기적으로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방산 분야에서는 유·무인기용 1만5000lbf(엔진 출력 단위)급 이상 첨단 항공 엔진 핵심 소재·부품 기술이 국가첨단전략기술로 지정됐다. 첨단 항공 엔진 기술은 차세대 전투기와 고성능 무인기 개발을 위한 핵심 기술로 평가받는다. 개발에 성공할 경우 독자적인 국산 전투기 수출과 유지 비용 절감, 국부 유출 방지 등 측면에서 파급 효과가 기대된다.
이에 정부는 지난 3월 ‘민관 합동 첨단 항공 엔진 개발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첨단 항공 엔진 국산화 개발을 추진하기 위한 기본계획을 마련하고, 사업 타당성 조사를 신청하기로 했다. 항공 엔진 개발 사업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두산에너빌리티 등 주요 엔진 기업과 국방과학연구소(ADD), 국방기술진흥연구소(KDIT),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KEIT) 등이 관여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첨단전략기술로 지정된 첨단 항공 엔진 등 개발을 위해 관련 인력 양성을 위한 특성화대학원 설립, 투자 촉진을 위한 세제 혜택, 기반 구축 등 전방위적 지원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헬로티 이창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