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C에 새로 부임한 김경태 투수코치(50)는 내년 확실한 목표를 내걸었다. 투구 수를 줄이고, 볼넷을 줄인다는 것이다. 김 코치는 지난 2일 NC 창원 마무리캠프 합류 첫날 선수단 미팅부터 ‘볼넷과의 전쟁’을 선언했다.
문제가 분명했기 때문에 나아갈 길도 뚜렷하다. 올 시즌 NC 투수진은 경기당 볼넷 4.4개를 기록했다. 10개 구단 중 경기당 볼넷이 4개를 넘는 구단은 NC뿐이었다. 2번째로 볼넷이 많았던 롯데(3.94개)와 비교해도 차이가 컸다. 볼넷이 많으니 투구 수가 늘고, 투구 수가 늘어나니 체력 부담 또한 커졌다. 가진 구위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면서 스스로 위기에 몰리는 경기가 많았다.
김 코치는 최근 통화에서 “올 시즌 우리 팀 이닝당 투구수가 17.8개로 가장 많았다. 내년은 15개 아래로 줄이자고 했다”면서 “현장 선수단 미팅에서 강하게 메시지를 전했다”고 말했다. 올 시즌 투구 수가 가장 적었던 팀은 KT로 이닝당 16.5개였다. 이닝당 투구 수가 가장 많았던 NC가, 가장 적었던 KT보다도 더 적게 던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만큼 김 코치는 투구 수 줄이기에 사활을 걸었다. LG 시절에도 강조했던 ‘4구 이내 승부’를 새 구단에서 다시 꺼내 들었다. 김 코치는 “볼넷과의 전쟁”이라고 말했다.
공격적인 투구에 필요한 건 첫째가 강인한 멘털, 그 다음은 투구 밸런스다. 김 코치는 새로운 훈련으로 NC 투수들의 밸런스를 가다듬으려 한다. 18.44m가 아니라 25m 거리 피칭 훈련을 진행 중이다. 불펜은 거리가 모자라 그라운드 메인 마운드에 투수를 올리고 포수가 앉는 자리를 훨씬 뒤로 물렸다. 김 코치는 “25m 거리를 제대로 던지려면 앞다리가 잘 버텨줘야 한다. 앞다리가 버티지 못하면 몸 회전이나 방향이 다 무너지고, 그러면 공이 똑바로 갈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25m 훈련을 하고 다시 18.44m에서 공을 던지면 포수가 훨씬 더 앞에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수직 무브먼트가 훨씬 더 올라오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NC는 올겨울 공격적인 코치 영입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김 코치 이전에 이미 이승호 투수코치와 김상훈 배터리 코치를 데려왔다. 김 코치가 특히 관심을 받는 건 이호준 감독이 지난해 부임 당시부터 함께 하길 원한 코치이기 때문이다.
김 코치는 이 감독에게 볼넷 줄이기를 잘 부탁한다는 이야기 정도만 들었다. 투수 파트 권한을 크게 받았다. 그만큼 책임과 부담이 따른다. LG 시절 평가가 워낙 좋았던 터라 NC에서 받는 기대도 크다. 김 코치는 “믿고 맡겨주시는 만큼 보답해야 한다. 부담도 있지만 즐기려고 한다”면서 “선수들한테는 부담을 이겨내야 한다고 얘기하는데 정작 제가 그런 부담을 못 이기면 안 되지 않겠느냐”고 웃었다.
김 코치는 2010년 현역 은퇴했다. 대만 프로야구와 일본 독립리그 마운드까지 오르는 등 산전수전을 겪었다. 그때의 경험이 지도자 변신 후 자양분이 됐다. 2012년 SK 2군 재활코치로 시작해 2021년 LG로 팀을 옮겨 2군 투수 코치로 신예 육성에 힘썼다. 2023년은 1군 투수 코치로 LG의 통합 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지난해 시즌 도중 건강상 이유로 2군 코치로 내려가 올해까지 LG 퓨처스 총괄·투수코치를 역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