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샌프란시스코 이정후(27)가 강력한 조력자를 만난다. 가능성과 과제를 모두 확인한 메이저리그(MLB) 첫 풀타임 시즌을 뒤로하고, 몸값에 어울리는 2026시즌 활약을 다짐한다.
샌프란시스코는 최근 헌터 멘스 신임 타격 코치(41) 영입을 확정했다. 공식 발표만 남았다. 멘스 코치는 올 시즌 토론토에서 보조 타격 코치를 역임했다. 정교한 타격 중심으로 강력한 타선을 구축해 토론토가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를 제패하고 월드시리즈까지 진출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멘스 코치 영입이 주목을 받는 건 올 시즌 토론토 타선이 이정후가 빅리그에서 나아가야 할 길을 이상적으로 보여줬기 때문이다. 올 시즌 토론토는 팀 타율 0.265로 전체 1위를 기록했다. 타석당 삼진율은 17.8%로 30개 구단 최저였다. 안타는 가장 많이 때리면서 삼진은 가장 적게 당했다.
샌프란시스코가 멘스 코치를 주목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샌프란시스코에 가장 필요한 게 바로 올해 토론토 같은 타격이라고 판단했다. 샌프란시스코가 홈으로 쓰는 오라클 파크는 좀처럼 홈런이 나오지 않는 구장이다. 매코비 만에서 불어오는 강한 맞바람 탓에 아무리 세게 쳐도 담장을 넘기기가 쉽지 않다. 샌프란시스코가 2010년대 3차례나 월드시리즈를 제패할 때도 홈런이 아닌 연타가 돋보였다.
올 시즌 샌프란시스코는 홈구장에 어울리는 타격을 하지 못했다. 뜬공 비율이 40.8%로 리그 전체에서 7번째로 높았다. 라인드라이브 타구 비율은 19.1%로 뒤에서 6번째였다. 홈구장이 요구하는 타격을 정반대로 했다. 반면 토론토는 뜬공 비율(37.9%)을 전체 17위로 억제했다. 라인드라이브 타구 비율(20.4%)은 30개 구단 중 3번째로 높았다.

이정후와 멘스 코치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를 모은다. 샌프란시코 현재 라인업에서 오라클 파크와 어울리는 타격을 가장 잘 수행할 수 있는 타자가 이정후다. 일발 장타보다 정교한 콘택트 능력이 돋보이는 타자다. 쳐야 할 공을 골라내고, 타구 질을 끌어올리는 게 내년 시즌 과제다.
현지에서도 이정후와 멘스 코치의 만남을 주목한다. 디애슬레틱은 최근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와 잘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목소리가 필요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구단은 이정후의 훈련이나 스윙을 개선해 특유의 콘택트 능력을 높은 생산성으로 끌어내는 것보다도 멘털 보호에 더 신경을 쓴 것처럼 보였다”고 전했다. 기존 팻 버렐 타격 코치가 기술적으로는 이정후에게 크게 도움을 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정후가 약점으로 지적받은 배트 스피드를 멘스 코치와 만남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올 시즌 이정후의 평균 배트 스피드는 시속 109.9㎞로 리그 209위에 그쳤다. 배트 스피드가 느리면 강한 타구를 생산하는 데도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지역지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멘스 코치 영입을 알리며 “토론토 시절 멘스 코치는 올 시즌 마지막 달 팀 전체 배트 스피드를 1마일(약 1.6㎞) 끌어올리며 타구 질을 향상시켰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