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조 5000억 원에 달하는 K2 ‘흑표’ 전차의 루마니아 수출 계약이 내부 정치 상황으로 차질을 빚으면서 올해 내 계약 체결이 불가능할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서울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루마니아가 5월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불안정이 변수로 작용하면서 입찰 공고가 늦어지는 가운데 최근 국회로부터 루마니아군 노후 전차 교체 사업 예상을 확보하는데 실패해 사실상 올해 내 수출 계약에 대한 구체적 협상이 어려운 실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K2 전차의 루마니아 수출 계약이 예상했던 올해 안에는 물리적으로 어려운 국면으로 5월 대선 등 내부 정치 상황이 복잡하고 어수선한 분위기”라며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루마니아군 노후 전차(TR-85M1) 교체 사업에 대해 국회로부터 예산을 확보하는데 실패해 사실상 내년에나 계약 관련 구체적인 협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석종건 방위사업청과 이용배 현대로템 사장이 최근 루마니아 현지를 방문해 조속한 계약 협상을 진행하려고 노력했지만 진전된 방안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루마니아군은 노후 전차(TR-85M1) 300여 대를 대체할 계획으로, 지난 2023년 미국과 54대의 전차 도입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남은 250여 대의 물량에 대해 현대로템이 수주를 노리고 있고, 1차 계약으로 100대 규모(4조 5000억 원)를 추진 중이다.
지난해 2024년 5월에는 K2전차 실사격 시험을 진행해 성능 검증을 마친 상태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후문이다. 루마니아 육군은K2 전차 및 레드백 장갑차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K2 전차, 폴란드 2차 계약은 5월 중순쯤
그러나 루마니아의 정치적 불안정이 변수로 등장했다. 5월 실시된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국내 정치권 혼란 가중으로 입찰 공고마저 지연되면서 선거 이후에나 계약 논의가 가능한 상황이 됐다. 이런 가운데 노후 전차 교체 사업에 대한 루마니아 국회가 관련 사업 예산 승인도 하지 않아 올해 수출 계약은 사실상 물 건너 간 것으로 알려졌다.
루마니아는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데다, 지근거리에 미승인 친러 국가로서 러시아군이 주둔한 트란스니스트리아가 있다. 이에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군사력 현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앞서 루마니아는 2024년 7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K9 자주포 54문, K10 탄약 운반차 36대 등을 공급하는 1조 4000억원 규모의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한편 현대로템은 약 9조 원 규모 K2 흑표 전차의 폴란드 2차 수출 계약을 당초 예상했던 4월을 넘겨 이르면 5월 중순 전후로 체결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위해 방사청 실무진과 현대로템 경영진이 조만간 폴란드 현지를 방문할 계획이다.
K2 전차 폴란드 2차 수출 계약 규모는 2022년 8월에 체결된 1차 계약 때와 마찬가지로 180대로, 금액으로는 60억 달러(약 8조 7000억 원) 수준이다.
다만 수출 계약은 폴란드형 K2 전차 ‘K2PL’ 대수를 줄이고 현대로템이 직접 생산해서 납품하는 폴란드 수출 버전인 K2 전차 ‘K2GF’ 물량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