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한-아세안 관계를 “이웃사촌”으로 비유하며 새로운 성장 비전을 제시했다. 최근 동남아 지역에서 확산 중인 스캠센터 등 초국가범죄 문제를 언급하며, 한국이 아세안과 함께 범죄 근절에 나서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27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아세안 정상회의 모두발언에서 “한국과 아세안은 서로를 의지하며 어려움을 함께 극복해 온 이웃”이라며 협력과 상생을 기반으로 한 대(對)아세안 비전을 공유했다.
이 대통령은 아세안 정책의 방향을 세 가지로 제시했다.
첫째, 사람 중심의 교류 확대를 핵심 목표로 내세웠다. 한국과 아세안 간 연간 상호 방문 규모를 1,500만 명 수준으로 끌어올려 인적 교류를 대폭 확대하고, 이를 통해 '사람 중심의 아세안 공동체' 형성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겠다는 구상이다. 단순한 경제 협력을 넘어 교육·문화·관광 분야에서의 연계를 강화해 공동체 의식을 높이겠다는 뜻이다.
둘째, 경제 협력의 질적 도약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과 아세안이 기술 혁신과 산업 협력을 통해 서로의 성장 기반을 넓히는 '도약대(Springboard)'가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양측 교역 규모를 연간 3,000억 달러 수준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며, 첨단산업·디지털 전환·친환경 에너지 분야 등에서의 협력 강화를 예고했다.
셋째, 평화와 안정의 협력 강화를 비전으로 제시했다. 아세안 지역의 안보 수요에 적극적으로 부응하고, 초국가범죄·해양안보·재난·재해 대응 등에서 협력 범위를 넓혀 '회복력 있는 공동체'를 함께 만들어가겠다는 것이다. 이는 한국이 단순한 경제 파트너를 넘어 아세안의 평화와 안전을 함께 책임지는 실질적 동반자가 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또한 아세안의 미래 구상인 '아세안 공동체 비전 2045'와 한국의 아세안 비전이 궤를 같이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람 중심의 아세안 공동체, 혁신적·역동적 공동체, 회복력 있는 공동체라는 아세안의 비전은 한국이 지향하는 가치와 일치한다”며 “한국은 아세안의 꿈과 희망을 이루는 든든한 동반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른 스캠센터 등 조직적 범죄 문제에 대해서도 대응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는 “한국 경찰청은 아세아나폴과의 수사 공조를 통해 조직적 범죄단지를 근절하고, 초국가범죄가 이 지역에서 더 이상 발붙일 곳이 없도록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

![[전문] 이재명 대통령 한-아세안 정상회의 모두발언](https://img.newspim.com/news/2025/10/27/2510271103456400.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