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대표가 당원만 봐서야" 정청래에 쓴소리 던진 與 원로들

2025-08-12

“국민은 당원만으로 구성돼 있는 게 아닙니다. 집권여당은 당원만 바라보고 정치를 해서는 안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세균 전 국회의장이 12일 정청래 대표를 만나 ‘쓴소리’를 건넸다. 강성 지지층을 겨냥한 여당 대표의 질주에 ‘속도전’을 주문한 것이다. 정 대표가 당 상임고문단과 가진 간담회 자리에서 민주당 원로들은 정 대표에게 기대감을 드러내면서도 한편으로는 ‘정치 실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정 전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진행된 정 대표와 당 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당원이 아닌 국민 여러분들의 뜻을 어떻게 수렴하고 만들 것인가 하는 노력도 함께 만들어져야 되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당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는 정당, 당 대표는 중요하다”면서도 “그러나 당원 아닌 국민들로부터 존중받고 함께 하는 정당으로 발전해야 미래지향적인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정 전 의장은 15일 개최되는 이재명 대통령의 국민 임명식과 관련해서도 “모든 국민의 축제 속에서 이뤄져야 될 것”이라며 “일부의 국민들만 참여하거나 국민들만 지지하는 그런 임명식이 된다면 그 의미가 반감이 되지 않겠나”라고 당부했다. 정 대표가 ‘국민의힘과 손잡지 않겠다’며 강경 대응 노선을 천명하며 여야 갈등 국면이 거세지는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한 것이란 해석이다. 여당과 각을 세우고 있는 국민의힘은 국민 임명식에 불참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은 “항상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과유불급”이라며 개혁 추진에서의 완급 조절을 당부했다. 문 전 의장은 “(개혁을) 전광석화처럼, 폭풍처럼 몰아쳐서 처리한다는 것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면서도 “지금의 대한민국 흐름을 볼 때 정치 자체가 붕괴됐다. 새 정치를 모색하는 길은 그것(강경 추진)만 갖곤 안 된다는 걸 잊지 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다가 밥도 안 되고 죽도 안 된다”며 “참말로 어려운 걸 알지만 조심스럽게 하라”고 덧붙였다.

임채정 전 국회의장은 “내란의 뿌리를 끊고 한국을 민주주의 반석에 올려놓는 데 지금처럼 앞장서 달라”면서도 “과격하진 말아 달라”고 말했다. 박병석 전 국회의장은 “국민 통합을 위해서는 정치 복원이 필요하다”고 협치의 중요성을 전했다. 이용득 상임고문은 “정치란 국민을 위해서 하는 건데, 김대중 전 대통령은 ‘악마와도 손을 잡으라’는 말을 했다”며 야당과의 대화를 당부했다. 개혁 추진에 있어서도 “방향은 맞지만 속도는 국민 눈높이에 맞춰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진표 전 국회의장은 경제 분야의 폭넓은 기업 지원책을 요청했다. 김 전 의장은 “한미 관세 협상을 무난히 잘 마무리했는데, 우리나라가 자동차, 반도체, 배터리 등 주력 기업 20여 개가 3500억 달러에 달하는 대미 투자를 할 의무를 갖고 있다”며 “제조업 공동화에 대한 우려를 해소할 종합 대책과 입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그는 이를 위한 방안으로 “중국, 베트남에서 리쇼어링(국내 복귀)하는 기업들을 지방에서 잘 유치할 수 있는 정책”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해찬 전 국무총리는 개헌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전 총리는 “1987년 당시의 우리 국가의 성격과 2025년 국가의 성격이 굉장히 많이 바뀌었다”며 “내년 지방선거때까지 개헌을 마무리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구체적인 개헌 방향으로 “4년 중임제로 해서 2030년에 대통령을 선출하는 중임제 안으로 개헌안을 준비하는 게 어떨까 한다”고 제시했다.

정 대표는 “아직 내란이 끝나지 않았고 대한민국을 온전하게 정상화시킬 길은 아직도 멀고 함하다”며 “내란 세력을 단호히 척결하고 정의와 역사를 바로세우는 일에 당을 지킨 고문님, 선배님들이 많이 도와달라”고 했다. 정 대표는 간담회 말미에 “지리멸렬도 안되지만 과유불급도 안 된다는 말씀을 잘 들었다”며 “3개월에 한 번씩 (상임고문 간담회를 열어) 모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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