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즌 막판 상승세를 타며 선두 굳히기에 들어간 LG는 신인 김영우(20)의 성장 덕분에 더 웃고 있다.
김영우는 23일 현재 50경기에서 45.2이닝 12실점(11자책) 평균자책 2.17을 기록 중이다.
서울고를 졸업한 뒤 2025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10순위로 LG 유니폼을 입은 김영우는 전반기 38경기 34.1이닝 11실점(10자책) 평균자책 2.62을 기록하며 1군에서 경험을 쌓아나갔다. 그리고 후반기부터는 팀의 필승조로 자리잡으며 선두 수성에 힘을 보태는 중이다. 후반기 12경기에서 11.1이닝 동안 단 1실점만 했다. 덕분에 LG는 후반기 불펜 평균자책 1위(3.10)에 자리하며 성적과 육성 두 마리 토끼도 함께 잡을 수 있었다.
고교 시절부터 최고 156㎞의 강속구를 뿌렸던 김영우는 후반기부터는 그간 연마한 슬라이더를 내세워 타자들을 상대하는 중이다. 슬라이더를 두 가지 방식으로 활용하는데, 볼 카운트를 잡을 때는 시속 140㎞ 초반으로 던지고 결정구는 커터와 비슷하게 조금 더 빠르게 던져 아웃카운트를 이끌어낸다.
염경엽 LG 감독도 “김영우가 좋아지고 있다”라며 만족감을 표했다. 그러면서 이례적으로 투수코치를 칭찬했다. 염 감독은 “가장 역할을 많이 한 게 김광삼 투수코치다. 영우에게 좋은 슬라이더를 만들어줬다”라고 말했다.
김영우가 가장 좋아진 점은 풀카운트에서도 슬라이더를 던지게 되었다는 점이다. 염 감독은 “슬라이더의 제구가 되고 완성도가 높아졌다. 풀카운트에서 직구가 아닌 슬라이더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제구력에 대한 자신이 있다는 걸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염 감독은 “슬라이더를 가르쳐준 김광삼 코치가 진짜 고생 많이 했다”고 김 코치의 이름을 언급했다.
곁에서 직접 코치의 노고를 지켜봤기 때문이다. 염 감독은 “경기 끝나고 홈이든 원정이든 한 시간씩 붙잡고 가르치더라.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지금까지 기본기 프로그램을 1년 내내 시켰다. 덕분에 짧은 시간 안에 그래도 김영우라는 선수가 성장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1999년 LG에 입단해 줄곧 한 팀에서만 뛰었던 김 코치의 현역 시절 주무기도 슬라이더였다. 김 코치는 2017년 재활군 코치로 LG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고 지난해 8월말부터 1군으로 올라왔다. 지난 시즌 당시 투수코치 보직의 변동이 잦아 김 코치는 김경태, 최상덕 코치에 이어 세 번째로 1군 메인 투수 코치가 됐다. 그리고 올시즌에는 투수코치 보직에 변동 없이 김 코치가 계속 투수들을 돌보고 있고 성과도 내는 중이다.
염 감독은 “아무리 내가 이야기를 한다고 해도 결국 가르치는 건 코치의 노력이 동반되지 않으면 선수가 성장할 수 없다. 김광삼 코치의 노력 덕분에 김영우가 어려운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는 필승 카드를 만들어준 것에 대해서 고맙다고 이야기해주고 싶고, 칭찬도 해주고 싶다”라고 거듭 고마움을 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