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차별의 상징 호남선 KTX 증편 이제부터가 시작

2025-11-10

한국철도공사가 홈페이지를 통해 호남선 KTX 증편을 공지했다. 기존 서울 용산(행신)-전북 익산 구간을 운행하던 산천 4편 중 2편을 광주송정역까지 연장한다는 내용이다. 광주시와 정치권, 지역사회의 요구가 일부 수용됐다. 아쉬운 감이 있지만 송정역 혼잡 완화가 기대되는 등 나름의 의미를 갖는다.

지역 차별의 상징이었다. 호남선은 2005년 분기역이 오송역으로 결정된 이후 경부선에 비해 무려 11년이나 늦은 2015년 개통되고, 시민들은 시간과 요금의 불이익까지 감수해야 했다. 그동안 줄기차게 불공정 문제를 제기해온 것으로, 실제 운행횟수와 피크시간에서 2배 이상이고, 수요가 몰리는 주말 증편은 20배 차이가 났다. 좌석 수도 주중은 약 2.6배, 주말은 3배 격차를 보였다. 급기야 광주송정역에서 지난 9월 중순 추석 연휴를 앞두고 결의대회가 진행됐고, 또 10월에는 강기정 시장이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에 공식 건의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정준호 의원(북구갑)을 중심으로 한국철도공사와 지속 협의하는 적극적인 지원이 소기의 성과로 이어졌다.

그러나 역시 미흡한 게 사실이다. 여전히 비교 대상이 안 된다. 열차도 논란이다. 호남선은 편당 좌석이 379석에 불과한 ‘산천’인데 반해, 경부선은 955석에 달하는 ‘KTX-1’과 신형 ‘청룡’을 집중 투입하고 있어서다. 한마디로 승차표 구하기 전쟁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다. 명절 성수기는 고사하고 출·퇴근 시간, 주말을 중심으로 예매 대란은 불가피하다.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현실이다. 운행 편수가 더 많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차량 대형화를 위해서도 더 의지를 모아야 한다. 정 의원은 열차운영계획 개편, SRT와의 역할 분담까지 2단계 방안을 절충하겠다고 언급했다.

필수 교통수단으로 자리잡은 KTX다. 하지만 국토균형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 국민 이동권의 침해가 심각하다. 지역 간 형평성에 위배됐다. 수도권 접근성에서 취약하다. 단단히 뿔난 민심에 정부와 철도공사가 뒤늦게 움직였다. 결의대회 당시의 결연한 다짐이면 충분하다. 철도 인프라를 꾸준히 확충해 나가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10년 숙원이 드디어 첫걸음을 뗐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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