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글로벌 반도체 회사 AMD가 최근 3개월 사이 주가가 40% 가까이 급등하면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인공지능(AI) 시장 내 점유율 확대를 둘러싼 경쟁 구도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AMD는 AI 그래픽처리장치(GPU) 신제품 기대감에 더해 GPU MI308 칩의 중국향 수출 재개가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훈풍이 부는 흐름이다.
중국으로의 수출 재개는 단연 고무적인 소식이다. 단순한 시장 확대 차원을 넘어 본격적인 실적 반등의 단초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MI308 칩은 AMD 데이터센터 부문에서 핵심 매출원이지만 최근 미국의 수출 통제 여파로 어려움을 겪었다. 올 2분기 기준 해당 부문 매출은 32억 4000만 달러로 이전 분기(36억 7000만 달러) 대비 약 12% 감소했다. 현재 AMD가 보유한 MI308 재고는 대부분 재공품 상태고 추가적인 공정을 거쳐야만 비로소 완제품으로 수출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수출 허가 시점과 실적 간의 괴리가 발생할 수 있지만, 라이선스만 확보된다면 그간 빠졌던 매출액 정도는 가파르게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
AI 관련 신제품에 대한 관심도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AMD는 올 6월 MI355 출시를 통해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 '블랙웰’과의 성능 격차를 좁히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또 신규 서버 랙 솔루션 헬리오스를 공개하면서 엔비디아의 NVL72 랙과 정면 승부를 준비 중이다. GPU 단일 성능뿐 아니라 시스템 차원의 최적화를 앞세운 전략으로 데이터센터 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호재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최근에는 엔비디아와의 밸류에이션 격차가 다시 좁혀졌다.
단기적으로는 과도한 기대감이 주가에 선반영됐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2023년~2024년 초 MI300 출시 열기에 AMD 주가가 200달러를 돌파했지만, 결과물이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면서 약 120달러까지 후퇴한 전례가 있다. 대중국 매출은 라이선스 승인과 출하 일정에 좌우되고, 상품의 실적이 입증돼야 한다는 점에서 변동성이 불가피하다. 일각에선 제품 출시 전부터 미래를 낙관하기보다는 실제 성과를 확인하고 투자 여부를 고민해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AMD의 기술 경쟁력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과 엔비디아의 독점 구도를 흔들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한 기회로 작용한다. 특히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과 서버 업체들의 AI 인프라 투자가 가속화되고 있어 시장 성장성은 매우 뚜렷하다. 수출 확장과 신제품 출시라는 두 가지 모멘텀을 앞둔 AMD는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반도체 경쟁의 큰 축으로서 더욱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