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와 AI로 가상시공…건축물 구조·자재 등 오류 없이 정확히 산출
김보현 대표 등 회사의 적극적인 지원 속에 아파트 건설에 적용 중
보이지 않는 품질보증 BIM, 하자 없고 꼼꼼한 푸르지오·써밋 만들어
[미디어펜=서동영 기자]“디지털 혁신(DX)의 연결고리인 BIM으로 잘 짓는 것을 넘어 제대로 지은 아파트를 짓겠습니다.”
홍성무 대우건설 주택건축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 팀장은 확신에 찬 어투로 대우건설이 집중하는 BIM의 의미를 설명했다.
대우건설은 국내 건설사로는 보기 드물게 BIM 전담 부서를 운영하는 것은 물론 BIM을 아파트 건설 전 과정에 적용하려 하고 있다. 이를 위해 AI(인공지능)에 기반한 검증체계를 직접 개발하는 등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대우건설의 BIM은 무엇이며 건설업계는 물론 대우건설 아파트 써밋과 푸르지오를 원하는 고객들에게 BIM이 어떤 의미인지 홍 팀장에게 물어봤다.

-주택건축BIM팀은 어떤 부서이며 언제 팀장으로 오게 됐나.
2003년 대우건설에 입사해 10여 년간 현장에서 근무하다 2018년부터 본사 기술팀과 스마트혁신팀, 프리콘기술팀에 몸을 담았다. BIM팀장이 된 건 2023년 4월 회사에서 BIM팀을 전면 발족하면서다.
대우건설이 짓는 건축물에 BIM을 적용, 3D 정보모델링과 공사물량산출˙설계도면 검토 등을 총괄 중이다. 우리 팀이 BIM을 기반으로 건설 업무의 전 과정을 디지털화하며 실질적인 건설 프로세스 혁신을 이끌고 있다고 보면 된다.
-건설업계 관계자가 아니라면 BIM이라는 개념이 낯설 수 있는데.
BIM은 ‘건물을 짓기 전에 디지털로 먼저 지어보는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건축을 2D 즉 도면으로만 보는 데 그쳤다.
하지만 컴퓨터를 활용하는 BIM은 건축물을 3D로 가상시공해 구조·자재·정비·비용·일정 등 공사 물량을 정확히 산출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설계와 시공, 예산과 발주, 품질과 공정 데이터가 단절되지 않도록 모델 하나를 중심으로 모두를 묶어주는 것이다. 이를 통해 조직 전체의 실행 효율성과 예측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마디로 BIM은 ‘잘 짓는 것’을 넘어서 ‘제대로 짓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디지털 기술이라고 보면 된다.
-팀 창설과 운영에 있어 김보현 대표이사 등 회사 경영진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다고 들었다.
대우건설은 BIM을 단순한 실험 도구가 아닌, 건설의 품질과 생산성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전략적 도구로 인식했다. BIM이 대우건설의 디지털 전환을 가능케 하는 중앙 연결고리라고 봤기에 전사적 과제로 선포했다. BIM팀 정식 출범은 2년 전이지만 그보다 앞선 2019년부터 BIM 조직을 위한 첫 발을 내딛었다.
특히 팀 출범 당시 총괄부사장인 김보현 대표이사께서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으셨다. 덕분에 시공과 기술 등 각 분야 최고 전문가를 팀 모을 수 있었다.
단기적인 성과가 아닌 장기적 축적이 가져올 효용에 대한 경영진의 강한 의지는 실제적으로 작동하는 BIM 체계를 가능하게 했다.
-대우건설의 BIM과 타 건설사 BIM 간 차별점이 있다면.
많은 건설사들이 BIM을 특수건축물의 모델링나 시각화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대우건설은 BIM을 ‘도구(툴)’이 아닌 ‘시스템’으로 본다.
단일 프로젝트의 솔루션이나 단순 R&D 차원이 아닌 토공부터 골조, 마감까지 공종 전체에 BIM을 연결해 사전 리스크 검토, 공사물량 산출 등을 수행한다. 이러한 BIM 시스템의 중심에는 복잡한 건설 데이터의 구조화, 자동화 그리고 AI기반 데이터 검증체계 구축 등의 노력이 있었다.
-해당 데이터 검증체계를 ‘AI기반 모델체커(Model Checker)’라고 부르던데.
AI기반 모델체커는 수백만 건의 BIM 데이터를 자동으로 검증하는 시스템이다. BIM은 부재의 속·수량·위치·연결관계 등 모델데이터 전반을 5분 이내에 일괄적으로 검토하고, 오류나 누락을 자동으로 탐지하게 된다. 수백억 원에서 수천억 원에 달하는 공사물량을 산출해야 하는 만큼 데이터를 정확하고 신속하게 검증해야 한다.
우리 팀은 ‘믿고 쓰는 BIM은 없다’는 선언 아래 생성형 AI와 컴퓨터 프로그램 언어인 파이썬을 활용, 자체 인력으로 BIM 소프트웨어를 직접 개발해 실전에 투입하고 있다.
이를 통해 수작업에 의존하던 오류 검토를 자동화하고, 모델링 이후 품질 검토까지 데이터 기반으로 체계화했다. 지금은 건설 데이터를 자산화하는 단계까지 발전시키는 중이다.

-어떻게 하면 BIM이 실질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나.
BIM이 실제로 작동하려면 ‘계산이 되고, 검증되며, 책임이 연결되는 구조’가 필요하다. BIM팀은 단순히 모델링만 하지 않는다. 해당 모델에서 공사물량을 추출하고, 자동화된 시스템으로 오류를 검토한다. 그리고 그 결과가 실제 계약과 발주에 반영된다. 실제 시공과 예산에 연결되는 구조로 설계됐기 때문에 BIM은 보여주기용이 아닌 진짜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BIM을 실무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내부 반응도 중요할 것 같다. 도입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었다면.
초기에는 현장에서 낯선 BIM을 어려워했다. 때문에 모두가 함께 쓰는 도구라는 점을 인식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물량·검토·발주·예산이 하나로 연결되면서 자연스럽게 부서 간 경계도 허물어졌다. 지금은 현장에서 먼저 BIM 기반 데이터를 요청할 정도다.
-BIM이 적용된 푸르지오·써밋 아파트가 고객에게는 어떤 의미를 가진다고 보나.
BIM은 고객의 눈에 보이지 않는 ‘디지털 품질 보증서’라고 할 수 있다. 튼튼하고 정확하게 지어진 집을 고객에게 전달하는 것이 바로 이 기술의 진짜 목적이다. 도면의 오류를 사전에 검토하고, 철근 하나, 벽돌 하나까지 정밀하게 시공될 수 있도록 미리 확인하여 튼튼한 아파트 품질에 기여한다. 푸르지오와 써밋 품질에 대한 고객의 니즈가 커질수록 BIM 효과는 더욱 강력해질 것이다.
-실제로 BIM이 적용된 단지들은 어디인가.
부산 블랑 써밋74를 비롯해 용인 원클러스터 푸르지오, 금정역 푸르지오 그랑블, 검단 푸르지오 더파크, 교산 푸르지오 더퍼스트 등이다. 현재 BIM은 토공과 골조에 100% 적용되고 있으며 마감 부문은 내년 전면 적용을 위한 시범 운용 중에 있다.
-BIM의 발전 방향과 이를 위해 대우건설은 어떤 노력을 할 것인지 알려 달라.
BIM은 단순한 설계 도구를 넘어, 고객이 사는 공간의 완성도를 높이는 핵심 기술로 발전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BIM을 통해 건축물의 구조와 공정을 정밀하게 설계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품질까지 챙기는 디지털 기반 시공관리를 실현하고 있다.
또한 대우건설은 BIM을 AI와 연결,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사전에 예측하고 예방하는 기술로 확장해가는 중이다. 이른바 ‘BIM with AI’에서 ‘BIM to AI’로의 진화다. 고객 입장에서는 하자 없는 시공·꼼꼼한 마감·더 안전하고 편안한 집으로 이어지는 변화로 연결될 것이다.
보여주기 위한 디지털이 아닌 건축물의 본질을 지키며 생활 속 ‘좋은 집’의 기준을 바꾸는 일. 그것이 바로 대우건설이 BIM으로 만들고 싶은 미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