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부인의 명품백 선물, 국민의힘 계속 침묵할 건가

2025-11-10

김건희 여사의 명품 수수 의혹이 국민의힘으로 번졌는데도 당 지도부는 책임 있는 후속 조치를 외면하고 있다. 김 여사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검팀은 지난 6일 김 여사 자택 압수수색에서 명품 클러치백을 발견했다. 이 가방은 국민의힘 대표를 지낸 김기현 의원의 부인이 건넨 것으로 드러났다. 김 의원은 2023년 3·8 전당대회 직후 부인이 김 여사에게 선물한 사실을 시인하면서 “사회적 예의 차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이미 여당 대표로 당선된 저나 저의 아내가 대통령 부부에게 청탁할 내용도 없었고 그럴 이유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설득력이 떨어지는 해명이다. 국민의힘에서는 당 지도부가 되면 의례적으로 영부인에게 명품을 선물해 왔다는 말인가.

김 의원의 해명도 황당하지만 당의 대응은 더욱 실망스럽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김 여사의 각종 비리 의혹으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구속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원내대표를 지낸 권성동 의원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데 이어 전직 당 대표까지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됐는데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

김 의원 부인이 명품백을 건넨 시점이나 이후 김 의원 행동을 돌이켜보면 석연찮은 정황이 한둘이 아니다. 전당대회 선거 초반 김 의원이 열세를 보이자 대통령실은 경쟁자인 안철수 의원을 직접 공격하고 나섰다. 대표 도전을 준비하던 나경원 의원은 대통령실과 윤 전 대통령 측근들의 파상 압박에 출마를 포기했다. 전당대회 룰을 당원 투표 100%로 바꾼 것도 김 의원 맞춤형이라는 시각이 팽배했다. 그런 전당대회 직후의 ‘예의 차원’ 선물이라니, 국민이 납득하겠는가. 가방에서는 ‘김(기현) 의원의 당 대표 당선을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쓴 메모까지 나왔다고 한다.

김 의원은 당 대표 재임 중에도 윤 전 대통령 뜻만 따랐다는 비판을 받다가 10개월도 못 채우고 사퇴했다. 탄핵 국면에서는 다른 의원들과 함께 한남동 관저로 달려가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막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 수사 과정에서 부인이 선물한 명품백이 드러날까 봐 걱정했을지 모른다는 의심마저 든다.

윤 전 대통령 부부 자택과 사무실 등에서는 문제의 명품백 이외에도 다른 브랜드의 명품백과 고가 의류 등이 다수 발견됐다고 한다. 국민의힘은 김 의원 이외에도 김 여사에게 금품을 건넨 당내 인사가 있는지 선제적으로 진상조사에 나설 필요가 있다. 특검에만 진상 규명을 맡기지 말고, 스스로 뼈를 깎는 자성에 나서야 한다. 그것이 그나마 남은 신뢰를 지키는 일이다. 지금처럼 모르쇠로 일관하다가 또 어떤 명품이 등장해 국민을 실망시킬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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