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억원이 1157억원으로 불어났다. 700일 만에 벌어진 일이다.
1993년생 중국인 펑즈후이(彭稚暉)의 얘기다. 천재였다. 그는 27세였던 2020년 화웨이의 특급 인재 채용 프로그램인 ‘천재 소년 반’에 발탁됐다. 4억원은 그가 화웨이에서 받던 연봉. 펑은 2022년 4억원을 뿌리치고 퇴사했다.
꿈 때문이었다. 일론 머스크의 뺨을 후려칠 만큼 압도적인 휴머노이드 로봇 하나 만드는 게 소원이었다.
퇴사 이듬해였던 2023년 그는 휴머노이드 스타트업 애지봇(Agibot, 즈위안 로봇)을 설립했다. 구글 등에서 중국계 인재를 대거 모셔와 연구에 매달렸다. 지난해 말부터 생산 중인 애지봇의 ‘위안정 A2’는 테슬라 로봇 ‘옵티머스’와의 기술 격차가 거의 없단 평가도 나왔다. 기술이 돈을 부르는 시대다. 애지봇은 35곳의 전주(錢主)들에게 ‘돈 세례’를 받았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애지봇은 지난 8월 기준 8330만 달러(약 1157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우선 중국 IT 거물 텐센트가 투자에 참여했다. 투자 액수는 비공개였지만, 금액을 짐작할 정보가 있다. 텐센트 투자와 맞물려 애지봇의 납입자본금은 7637만 위안(약 153억원)에서 8046만 위안(약 162억원)으로 뛰었기 때문이다.
기다렸다는 듯, 민간 전주가 속속 들어왔다. 바이두 캐피털, 징둥닷컴, 중국계 투자사 힐하우스 등이 애지봇의 ‘미래’에 투자했다.(※힐하우스는 ‘배달의 민족’ 운영사인 ‘우아한 형제들’, 쿠팡, 게임회사 크래프톤 등에 투자하기도 했다.)
BYD, 베이징자동차 등 자동차 기업들도 줄이어 애지봇에 투자했다. 휴머노이드와 전기차의 ‘케미’에 기대를 걸고 있어서다. 태국과 중동 자본까지 애지봇에 발을 담갔다. 돈 냄새에 민감한 투자자들이 몰리자 한국의 LG전자, 미래에셋그룹도 애지봇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지봇은 7차례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애지봇 관계자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투자 유치는 원활하게 진행됐고 최소 3년치 운영비용을 댈 현금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현재 회사 가치는 100억 위안(약 2조원)으로 이미 유니콘(10억 달러·약 1조원) 수준을 넘어섰단 평가를 받는다.
애지봇의 사례는 중국 혁신기업을 찾아내 성장의 과실을 함께 누리려는 글로벌 자본의 흐름을 잘 보여준다. 이 사례를 소개한 신형관 중국자본시장연구소 대표이사(유튜브 ‘신형관의 상하이클래스’ 운영자, 전 미래에셋자산운용 상하이 대표이사)는 “자본이 가장 빠르고 자본이 가장 객관적이다”고 평가했다.
중국 혁신의 젖줄, 자본시장에 대해 알아볼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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