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韓기업 대규모 단속에 "불법체류 대한 임무 수행한 것"

2025-09-0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전날 미 사법당국이 조지아주에 위치한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의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에서 한국 근로자를 포함한 475명을 체포한 것과 관련 “조금 전에 들었고, (당국이) 자신의 임무를 수행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진행한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관련 질문을 받자 “그들을 불법 체류자였고, 이민세관단속국(ICE)은 자신의 역할을 다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번에 수색 대상이 된 현대차그룹이 앞서 미국에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힌 것과 관련해선 “그들은 우리나라에서 자동차나 물건들을 팔 권리가 있다. 아시다시피 이것은 일방적인 거래(one-sided deal)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규모 투자에 나선 기업에 대해 대규모 이민 단속을 벌인 것은 부당하다는 지적에 대해 해외 기업의 투자 결정이 미국에만 유리한 것은 아니라고 반박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민 단속과 제조업 활성화라는 정책 목표가 충돌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우리는 다른 나라와 잘 지내기를 원하고, 훌륭하고 안정적인 노동력을 원한다”면서도 “미국에는 불법 체류자들이 많고, 많은 불법 체류자들이 그곳에서 일하고 있다”며 “그러니 우리(당국)도 우리의 일을 해야 한다”고 답했다.

미 국토안보수사국(HSI)에 따르면 조지아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공장에서 475명이 체포됐다. HSI는 “체포된 475명은 미국에 불법 체류 중이거나 체류 자격을 위반한 상태로 불법적으로 일하고 있었다”며 “일부는 국경을 불법적으로 넘었고, 일부는 비자면제 프로그램으로 입국해 취업이 금지된 상태였다”고 밝혔다.

체포된 475명 중 300명 가량은 한국인 근로자로, 이들은 체포된 이후 구금 시설에 이송돼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수사 당국은 이번 단속에 대해 “국토안보수사국 역사상 전국 단위로 진행된 단일 현장 단속 작전 중 역대 최대규모”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불법 이민 단속’을 핵심 정책 공약을 내세우며 취임 이후 대규모 검거 작전을 벌여왔다. 다만 미 당국이 자국 내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는 기업을 상대로 대대적인 이민 단속을 실시한 것은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3월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향후 4년간 260억 달러(36조1530억원)을 투자할 계획을 직접 발표했다. 또 이재명 대통령 역시 지난달 25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대규모 투자 계획을 재확인했다.

미국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기업은 비상에 걸렸다. 기업 관계자는 “미국이 투자를 압박하면서 신속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지만, 정작 공장을 짓거나 설계하기 위한 핵심 인력들에 대한 비자를 충분히 내주지 않고 있다”며 “공장을 당장 가동할 기술자를 데려오기 힘든 상황에서 이번 대규모 단속은 투자를 지속하고 속도를 내야 하는 상황에서 일종의 딜레마 상황이 됐다”고 전했다.

해외 언론들도 이번 이민 단속을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영국 BBC방송은 “이번 단속은 미국 내 제조업 강화와 불법 이민 단속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두 가지 핵심 정책 목표 사이에 잠재적인 긴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핵심 동맹국과의 관계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짚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단속의 일환인 이번 작전은 한국에 외교적 경고음을 불러일으켰다”고 보도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럼프 행정부가 2019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도청하기 위해 특수부대를 침투시켰다는 보도와 관련 자신은 작전에 대해 알지 못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관련 질문을 받자 “아는 바가 없다. 확인해볼 수 있지만 난 아무것도 모른다”며 “난 지금 처음 듣는다”고 했다.

이날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핵 협상을 하던 2019년에 김정은 위원장을 도청하기 위한 장치를 설치할 목적으로 해군 특수부대의 북한 침투 작전을 승인했으나 작전에 실패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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