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외국대학의 등록금이 원·달러 환율 변동에 따른 영향으로 최근 몇 년새 수백만 원 가량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달러당 원화값이 이달 1400원대를 기록한 가운데 이 같은 원화 약세가 장기화 될 경우 인천글로벌캠퍼스(IGC)의 외국 대학 유치 및 신입생 확대 전략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6일 서울경제신문이 인천 송도국제도시 내 IGC에 입주한 한국뉴욕주립대학교 스토니브룩대(SBU) 및 패션기술대(FIT), 한국조지메이슨대학교, 겐트대학교 글로벌캠퍼스, 유타대학교 아시아캠퍼스 등 5개교가 고시한 연간 등록금을 분석한 결과 2017년부터 2025년 사이 각 대학별 등록금은 최소 200만원에서 최대 520만원까지 인상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대학은 외국교육법인이 우리나라 교육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국내에 ‘이원화 캠퍼스’ 개념으로 설립한 기관으로 분교가 아닌 외국 본교와 동등한 취급을 받는다.
현재 5개 대학의 연간 등록금은 평균 2760만원 수준이며, 여기에 200만~380만원 상당의 기숙사비까지 더하면 이들 대학생 대부분은 연간 3000만원 이상을 대학에 납부해야 한다. 이 같은 학비 부담은 국내 대학의 등록금과 비교하면 상당한 수준이다. 실제 교육부가 발표한 국내 4년제 사립대학교 평균 등록금은 올해 기준 710만원 수준이다.
국내 외국대학의 한 관계자는 “최근 몇년 간 실제 학비를 따로 인상한 적은 없다"며 "매 학기마다 본교와 동일하게 달러로 납부하도록 되어있는데 달러값과 함께 원화 기준 등록금이 함께 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대학의 재무 담당자는 “현재 교육부 산하 사이트에 원화로 기재한 학비는 올해 9월 1일자 환율 기준이라 1달러당 1350원으로 계산했을 때의 액수”라며 ”다음 학기까지 환율이 1400원대 수준을 유지한다면 향후 납부해야 하는 금액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이달 들어 원·달러 환율은 한미 관세 협상 및 미중 무역 갈등 등의 영향으로 1400원대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달 23일에는 6개월 만에 장중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들 5개 대학교 중 유일하게 달러화가 아닌 한화기준 등록금을 유지해왔던 겐트대학교 또한 내년부터 학사 기본금을 100만원 가량 인상할 것을 예고한 상황이다. 현재 겐트대학교 글로벌캠퍼스 등록금은 연 2000만원이다. 이에 대해 사실상 환율 충격을 일부 반영한 것이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최근 겐트대는 재학생 대상 공지 및 입학설명회 등에서 "재정난으로 불가피하게 학비 인상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안내했다.
등록금 인상 추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가 국내 외국대학의 등록금을 제어하기는 쉽지 않다. 이들 대학은 우리나라 영토 내에 설립됐을 뿐 사실상 외국법인이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고등교육기관이기 때문이다. 대학 등록금 인상 상한 규제·납부 방법 등을 규정하는 국내 고등교육법의 적용대상도 아니다. IGC 재단 관계자는 “학교 행정 이외 부분과 관련해서는 재단에서 전혀 관여하지 않고 있다”며 “교육과정이나 재정 운영은 각 대학 자율이며 학비 인상 폭이나 그 이유에 대해 학교 측이 재단에 설명해줄 의무도, 저희가 파악해야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다만 환율 상승으로 학생 부담이 커질 경우 당초 이들 대학이 내세웠던 경쟁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IGC는 외국 유학을 준비하던 국내 학생들에게 ’외국 명문대와 같은 수준의 교육을 비교적 저비용으로 한국에서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학생 유치 전략을 펼쳐왔다.
하지만 원화 환산 등록금이 빠르게 인상될 경우 경제적 부담이 덜 한 국내 대학으로 눈을 돌리는 학생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2019년 유타대학교 아시아 캠퍼스를 졸업한 A씨는 ”당시에도 등록금 부담이 상당해 장학금에 크게 의존해야 했다“며 ”지금 같은 수준의 환율이었다면 국내 외국대학 진학을 더더욱 망설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올 7월 다른 외국 대학 5곳, 재학생 5000명을 신규 유치한다는 목표를 밝히고 IGC 2단계 확장사업을 본격화하고 있지만 실적 달성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 올해 5개 외국 대학의 신입생 충원율을 살펴보면 한 곳만 충원율 100%를 달성했을 뿐 나머지 네 곳은 80%대에 머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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