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라니아 코인 공개 직전 큰손들 사재기…단 몇시간만에 돈방석
FT "총 1억 달러 차익…규제 사각지대"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자신의 이름을 딴 '밈 코인'을 올해 초 일반에 공개하기 직전, 소수의 투자자들이 코인을 사전에 매수해 막대한 이익을 챙겼다는 보도가 나왔다.
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 전날이었던 올해 1월 19일 밤 멜라니아 여사는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멜라니아 코인($MELANIA) 발매 사실을 공개했다.
문제는 멜라니아 여사가 트루스소셜에 관련 게시물을 올리기 2분여 전부터 일부 투자자들이 코인을 대량으로 매수했다는 점이라고 FT는 지적했다.
이 매체는 자체 분석 결과 "20여개의 디지털 월렛이 (멜라니아) 코인이 예치돼 있던 암호화폐 시장에서 260만 달러(약 36억원) 상당을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 직후 멜라니아 여사가 밈 코인 발매 사실을 알리면서 코인 가격이 급등하자 월렛 소유자들은 즉각 수익 실현에 나섰다.
FT는 "이 월렛들은 신속하게 보유 중이던 (멜라니아) 코인 대부분을 털어냈고, 이러한 거래의 81%가 12시간 이내에 이뤄졌다"면서 이들이 이러한 수법으로 무려 9천960만 달러(약 1천380억원)의 횡재를 거뒀다고 추산했다.
예컨대 공식 발표 64초전 68만1천 달러(약 9억4천만원) 어치의 멜라니아 코인을 사들인 한 디지털 월렛은 이후 24시간에 걸쳐 코인을 되팔아 3천900만 달러(약 540억원)를 벌어들였다.
가장 먼저 멜라니아 코인을 산 또다른 계정은 공식 발표 141초전에 4만 달러(약 5천500만원)를 투자해 불과 두 시간만에 250만 달러(약 34억7천만원)의 수익을 냈다. FT는 이 계정이 멜라니아 코인 발매에 관여한 암호화폐 기업가 헤이든 데이비스와 관련된 벤처 기업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런데도 밈 코인은 미국 법상 증권으로 간주되지 않는 까닭에 개인 투자자 보호를 위한 정보 공개 및 내부 거래 관련 규정을 준수할 필요가 없는 실정이라고 FT는 덧붙였다.
멜라니아 코인은 멜라니아 여사가 2021년 이후 각종 사업에 활용해 온 델라웨어 소재 회사 'MKT 월드'를 통해 판매된다. 다만 MKT 월드가 멜라니아 코인의 발행 주체인지는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멜라니아 여사 측은 이러한 보도와 관련한 질의에 즉각적으로 응답하지 않았다고 F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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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철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