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세금융신문=최주현 기자)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1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간섭이 전세계 경제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는 블룸버그통신 등 보도를 인용, 라가르드 총재는 프랑스 매체 라디오클라시크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의 안정성, 결과적으로 세계 최대 경제국인 미국이 전 세계에 미칠 영향이 매우 우려스럽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그는 리사 쿡 연준 이사 해임 시도를 언급하며 법적 문제 때문에 트럼프가 연준을 장악하기는 어려울 거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만약 그렇게 할 수 있다면 미국과 세계 경제에 몹시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주택담보대출 사기 혐의를 이유로 임기가 13년 남은 쿡 이사를
해임한다고 통보했다.
쿡 이사는 곧바로 소송을 냈다. 지난달 초에는 매파(통화긴축 선호) 성향인 아드리아나 쿠글러 이사가 임기를 6개월 남기고 조기 사임했다. 시장에서는 트럼프가 연준을 측근들로 채워 자신이 요구하는 기준금리 대폭 인하를 관철하려 한다고 본다.
ECB 인사들은 트럼프의 연준 흔들기가 중앙은행 독립성을 해친다고 꾸준히 지적해 왔다. 라가르드 총재는 지난 7월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열린 ECB 포럼에서 트럼프로부터 사임 압박을 받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용감한 중앙은행 총재의 모범"이라고 치켜세웠다. 파월 의장은 당시 포럼 참가자들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라가르드 총재는 프랑스 재정 위기에 대해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어느 나라에서도 정부 붕괴 위험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나 프랑스 은행 시스템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낫다며 당장 국제통화기금(IMF)의 개입이 필요한 상황은 아니라고 말했다.
프랑수아 바이루 프랑스 총리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113%에 달하는 공공부채를 줄이려고 긴축재정을 추진하다가 반발에 부딪히자 오는 8일 의회 신임투표를 자청했다. 앞서 에리크 롱바르 재무장관은 재정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IMF가 개입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