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월 31일, 팀 04 모터스포츠 소속으로 현대 N 페스티벌 ‘넥센 N2 컵 마스터즈 클래스’에 출전 중인 김택준이 견실한 주행으로 ‘폴 투 피니시’의 기쁨을 거머쥐었다.
전날 아쉬운 레이스로 포디엄에 오르지 못하며 4위에 만족해야 했던 김택준은 두 번째 레이스에서 예선부터 결승 마지막 순간까지 빈 틈 없는 레이스로 포디엄 정상에 올랐다.
포디엄에서 기쁨을 만끽한 김택준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Q 오랜만에 차를 타고 레이스에 나선 소감은?
김택준(이하 김): 힘들긴 했지만 레이스 자체는 즐겁고 좋았다. 오랜만에 팀원들과 함께하면서 재미있고 특별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평소 사적으로 만날 기회가 많지 않은데, 이렇게 함께할 수 있어 의미가 있었다.
Q 레이스 외적으로는 어떤 활동을 하고 있었나?
김: 현대자동차 익스피리언스 센터에서 인스트럭터로 활동했고, 여러 브랜드의 트랙 행사에도 참여했다. 또 카트 대회 코칭과 미케닉 활동에도 집중했다. 최근에는 F1 더 무비 영향인지 카트에 새롭게 도전하는 어린 선수들과 그들을 응원하는 부모들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 같다.

Q 토요일 레이스에 대한 아쉬움은 없었나?
김: 내가 부족했던 건 사실이었고, 괜히 아쉬워하지 않는다. 더 잘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내 입장에서는 3등이나 4등은 큰 차이가 없었다. 물론 팀에 3등이라도 안겨줬다면 좋았겠지만 큰 미련은 없다.
Q 빗길 주행 경험은 충분했나?
김: 빗길 주행 자체는 많이 해봤지만, 이 차로 다양한 셋업을 바꿔가며 주행한 경험은 부족한 것 같다. 단순히 경험을 쌓는 게 아니라 상황에 맞는 셋업을 찾아보고, 데이터를 축적하면서 감각을 쌓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Q 올 시즌 내내 타이어와 브레이크가 화제가 되고 있다. 견해가 궁금하다.
김: 개막전 브레이크는 물론이고 새 브레이크도 제동 성능이 우수하다.
현재 넥센 N2 컵의 오피셜 타이어 성능에 비하면 오히려 브레이크가 오버스펙일 정도다. 브레이크가 부족한 게 아니라, 타이어가 성능을 다 받아내지 못하는 것이다. 브레이크 성능을 제대로 평가하려면 다른 타이어와의 조합도 경험해봐야 한다고 본다.
다만 신규 브레이크는 성향이 달라졌다. 체감상 페달을 밟았을 때 제동이 바로 걸리기보다는 약간 밟힌 뒤에 물리는 느낌이 있다. 이 부분 드라이버가 ‘적응’할 부분이라 생각한다.
Q 지도하는 선수들 중 두각을 나타내는 사례가 있나?
김: 윤이삭, 윤다니엘 형제가 가장 돋보인다. 다니엘은 일본 스즈카 시리즈에서 한국인 최초로 해당 나이대 챔피언을 차지했고, 이삭이도 일본에서 꾸준히 상위권 성적을 내고 있다. 두 형제는 현재 이탈리아에서 2주간 시합을 치르고 있는데, 일정이 겹쳐 함께하진 못했지만 멀리서 응원하고 있다.

Q 일요일, 두 번째 레이스 소감이 궁금하다.
김: 정말 재밌었다. 다른 선수들이 강하게 승부하는 스타일이라 긴장도 됐지만, ‘순위와 상관없이 즐기자’는 마음으로 임했다. 다행히 초반이 순조롭게 풀렸고, 2~4등이 치열하게 싸우는 사이 안정적으로 주행할 수 있었다. 팀에서 페이스 조절을 부탁했는데, 전략이 잘 맞아떨어졌다.
Q 세팅에 대한 고민은 어떻게 풀렸나?
김: 첫날은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시도했고, 둘째 날은 팀과 함께 다양한 세팅을 시험했다. 공기압을 비롯해 여러 조건을 바꿔가며 시도했는데 잘 맞아떨어졌다. 덕분에 적응도 빠르게 됐고,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앞으로는 팀이 원하는 세팅으로도 동일한 조건을 경험해보고 싶다.

Q 오랜만에 포디움 정상에 오르고 폴투윈까지 했는데, 앞으로의 계획은?
김: 고등학생 시절 카트를 탈 때부터 목표는 변함없다. 시리즈 전체 성적보다 중요한 건 ‘다음 경기, 한 경기 한 경기에서 발전하는 것’이다. 이번에도 어제보다, 그리고 이전 주행보다 더 좋아지자는 마음으로 임했고, 그 결과를 얻었다.
다만 가장 걱정되는 건 사고 시 부품 수급이다. 양산차처럼 쉽게 구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수급이 안 되면 경기를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 주최 측에서 소모품을 넉넉히 준비해주길 바란다.

Q 팀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김: 정말 감사하다. 특히 미케닉 승교 형과 영진이 형에게 고맙다. 타이어 앞뒤 교체나 인·아웃 변경 등 내가 요구한 걸 모두 들어줬다. 덕분에 스트레스 없이 좋은 컨디션으로 경기에 임할 수 있었다. 팀을 만들어준 우철이 형, 세팅에서 늘 조언을 주는 현진이 형에게도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