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이 태국에서 붙잡힌 한국인 ‘로맨스 스캠’(연애 빙자 사기) 조직원을 수사하기 위해 공동조사팀을 파견했다. 해외에서 이뤄진 사기 범죄에 대응하려는 조치다.
경찰청은 지난달 태국 파타야에서 한국과 태국의 합동 작전으로 검거된 로맨스 스캠 조직원 19명을 추가 수사하기 위해 경찰청 공동조사팀을 태국에 파견했다고 21일 밝혔다. 공동조사팀은 현지 수사 당국과 공조해 증거물 수집·분석과 유전자정보(DNA) 등 현장 감식을 담당한다.
이번에 체포된 이들은 파타야의 풀빌라 단지에 거점을 만들어놓고 컴퓨터 등 전자기기 수십대를 설치해 로맨스 스캠·보이스피싱 등 시나리오를 만들어 활용하던 피싱 조직원들이었다. 한국인의 납치·감금 신고를 받고 한국과 태국 수사 당국이 함께 현장을 덮쳤는데, 이 조직의 거점이었다. 경찰은 이들이 한국에 있는 피해자들을 상대로 조직적으로 범행을 벌였을 것으로 보고 있다.
파견된 공동조사팀은 범행에 이용된 컴퓨터 등 전자기기를 분석할 예정이다. 특히 현지 수사 당국이 하기 어려운 한국어로 된 증거 분석 등을 작업하고 이를 통해 범행 규모나 피해자 분석을 하기로 했다.
이번 파견은 해외에서 주로 이뤄지는 피싱 범죄를 근절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 해외에서 벌어지는 피싱 범죄의 특성상 현지 수사 당국과 공조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에서다. 이번 일을 계기로 한국대사관에 있는 경찰 주재관이 태국 정부의 사기 전담팀 단장과 만나 동남아를 거점으로 해서 이뤄지는 한국인 사기 조직의 범죄를 원점에서 차단하기 위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경찰은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등과 함께 해외에서 벌이는 범죄 조직에 대한 연합 체포 작전을 전개하면서 공동조사팀 파견 제도를 더 고도화할 예정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번에 수집된 단서를 바탕으로 여죄 및 공범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고, 현지 이민 당국과 협의해 신속하게 국내로 송환할 방침”이라며 “해외 법 집행 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국제 조직범죄 척결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