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1대 대선 기간 외신 기자를 사칭해 당시 개혁신당 대선후보였던 이준석 의원의 ‘마크맨’(전담기자)으로 활동하며 이 의원과 취재기자들을 속인 남성이 경찰 수사를 받게 됐다.
서울 종로경찰서에는 지난 2일 사기 등 혐의로 김모씨에 대한 고소장이 접수됐다.
미국 하버드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했다고 자신을 소개한 김씨는 미국 언론사인 블룸버그의 한국지사에서 기자로 일한다며 당시 대선후보였던 이준석 의원의 마크맨으로 국내 기자들과 함께 취재를 다녔다. 김씨는 위조 명함과 허위 프로필로 기자들 및 개혁신당 관계자 등과 친분을 쌓았다. 이 의원에게 인터뷰를 제안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응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블룸버그가 한국 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라며 기자들에게 이직을 권유했고, 이 중 최소 3명이 위조된 입사 확정서를 받은 뒤 사직서를 내는 등 실제 이직까지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일부 기자들에게 미국 본사에 보낼 신분증과 통장 사본이 필요하다고 요구했고, 이 과정에서 수상함을 느낀 기자들이 블룸버그 한국지사에 확인하면서 거짓임이 들통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에게 속은 몇몇 기자들은 그에게 돈을 빌려준 것으로도 알려졌다.
종로서는 이 같은 내용의 고소장을 접수해 기초적인 조사를 마친 뒤 지난 18일 사건을 김씨의 주소지가 있는 중랑경찰서로 이송했다. 중랑서는 사건을 넘겨받아 지난 23일 김씨를 입건하고 수사에 착수했다고 24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