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총리, 지난달 7일 취임 후 한 달 간 동분서주
지금까지 워밍업에 불과…이제 본 게임 치러야
'경제 부흥·실리 외교·대한민국 통합' 과제 산적
李 정부 실용 비전 실현…300일을 3000일처럼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이재명 정부 초대 내각 총책임자로 임명된 김민석 국무총리가 취임 한 달을 며칠 앞두고 있다. 이재명 정부 1기 내각 구성도 마무리 작업에 돌입했다. 현재 내각 장관 19명 중 국토교통부·문화체육관광부·교육부·여성가족부 등 4곳을 제외한 15명에 대한 임명 절차가 완료됐다.
지금까지는 워밍업에 불가했다면 이제는 김민석호(號)가 본 게임을 치러야 할 때다.
당장 국민의 생활 안정을 위한 경제 부흥의 숙제를 안고 있다. 김민석 총리는 취임 당시 "지금 상황은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위기보다도 더 어려운 국면"이라며 현재 한국의 경제 상황을 절체절명의 위기로 인식했다.
구체적으로 고공행진 중인 물가, 중소상공인의 경영난, 청년 실업과 고령화로 인한 수요 위축 속에서 민생 회복과 내수를 살리는 것이 시급하다. 고물가 완화, 실직·자영업자 지원, 기본사회 정책의 실질화 등으로 생활 안정과 회복에 나서야 할 때다.

미국발(發) 무역 충격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한국과 미국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상호관세 15%'에 극적 타결하며 기존 25%였던 양국 간 상호관세를 10%포인트(p) 끌어내렸다.
다만 10%p 관세 인하에 대한 한국 정부의 희생은 생각보다 컸다. 이번 합의를 성사시키기 위해 한국은 미국에 3500억달러 수준의 투자를 약속했다. 이날 환율 기준으로 한화 약 484조원에 달한다. 한국 정부 1년 예산(약 670조원)의 4분의 3 수준에 달하는 천문학적 규모다.
한국 정부는 이번 미국 투자가 직접 투자 방식이 아닌 보증과 대출을 통해 이뤄질 거라고 강조하며 상황 수습에 나섰다. 직접 투자가 됐든 보증과 대출을 통한 간접 투자 방식이 됐든 막대한 투자 자금이 미국 정부로 흘러갈 것은 불 보듯 뻔하다. 무엇보다 수익구조를 철저히 따져 국익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후속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
두 번째 과제는 외교·안보 분야에서 실리 외교를 추진하는 일이다. 국제정세는 미·중 갈등,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한반도 긴장 고조 등으로 불확실성이 심화되고 있다. 이재명 정부는 실용적 외교, 즉 미국과의 안보 동맹 유지와 동시에 북한 및 중국과의 대화 창구 재가동을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김 총리는 이러한 대통령의 외교 전환을 뒷받침하면서도 무리한 급선회나 비전력 논란이 초래되지 않도록 균형 잡힌 외교를 이끌어야 한다. 앞서 그는 자산의 역할을 '총 참모자'로 표현했다. 대통령이 외교·무역에 집중하는 과정에서 총리실을 중심으로 전가전략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예컨대 미·중 무역 갈등 속에서 지속 가능한 수출 산업 연계 전략을 조율하고,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등 주요 외교 일정에서 국익 기반의 실리 협상 체계를 확립해야 한다. 또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촉진하며, 남북관계에 대한 소통의 문을 열되, 대응력이 담보된 강한 협상력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끝으로 오랜 정치적 갈등으로 진보와 보수 둘로 갈라진 대한민국을 통합하는데도 힘써야 한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국민 대통합을 이뤄내고, 대한민국의 번영과 발전을 꾀해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민주 회복 ▲국가 통합 ▲정치적 치유를 강조하며 내부 분열을 봉합하고자 다짐했다. 김 총리는 과거 학생운동 출신 4선 국회의원으로, 진영 정치 속에서 야당과 협력 가능한 정치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국회 운영과 내각 구성에서 탕평과 통합형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
특히 입법‑사법‑행정 간 균형을 유지하면서, 검찰개혁·사법개혁 과제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초당적 협력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 총리는 취임 당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명 정부 성공의 기초를 닦기 위해 첫 30일을 300일처럼 뛰겠다"며 각오를 밝힌 바 있다. 그리고 실제 한 달여간 전국을 누리며 열심히 뛰었다. 그동안의 행보가 실질적인 정책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국민적 기대와 우려가 크다.
김민석호는 이제 막 닻을 올렸다. 이재명 정부의 실용적 비전을 현실로 만들 수 만들 수 있도록, 앞으로의 300일은 3000일처럼 뛰어야 할 것이다.
j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