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마음을 움직였다…관세협상 비밀무기 '마스가 모자' 공개

2025-08-03

한미 관세협상을 이끈 주역 중 한명인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이번 협상의 비밀 무기로 쓰였던 '마스가 모자' 실물을 공개했다.

3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한 김 실장은 "한국이 그렇게 다방면에 걸쳐서 조선 쪽에 많은 연구와 제안이 돼 있다는 것을 미국은 상상 못 했을 것"이라며 "사실 조선이 없었으면 협상이 평행선을 달렸을 것"이라고 후일담을 털어놓았다.

'마스가(MASGA·Make America Shipbuilding Great Again)'는 한국이 미국에 제안한 미국 조선업 부흥 캠페인이다. 1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펀드를 조성해 미국 내 신규 조선소 건설, 인력 양성, 공급망 재구축을 하겠다는 제안으로, 이번 협상의 주요 카드로 쓰였다.

이날 스튜디오에서 '마스가 모자' 실물도 공개됐다. 김 실장은 "우리가 디자인해서 미국에 10개를 가져갔다"며 "이런 상징물을 만들 정도로 혼신의 노력을 다했다"고 설명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을 만나는 자리에 이 모자와 대형 패널 등을 가져가 조선 협력 투자 패키지인 마스가에 관해 설명했다고 한다. 러트닉 장관은 그 자리에서 "그레이트 아이디어"(Great Idea)라며 호평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낙 즉흥적인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스타일 때문에 한국 정부 관계자들은 끝까지 마음을 놓지 못했다고 한다. 최종 타결 직전 즉석에서 협상 조건을 변경할 가능성도 있어서다. 김 실장은 "우리가 수용할 수 없는 무리한 요구를 하면 (백악관에서) 그냥 나와야 했을 것"이라며 "어떻게 그 앞에서 내용을 고친다고 하겠나"라고 털어놓았다.

협상 과정에서는 정부뿐만 아니라 재계 총수 등 민간의 노력도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류진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은 협상 기간 미국을 찾았다. 김 실장은 "민간 라인을 통해 '대한민국은 최선의 방안을 제시했다'는 점을 충분히 전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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