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전도 검사 결과만 있으면 AI가 심부전 진단한다 [헬시타임]

2025-09-06

국내 의료진이 심부전 환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지만 단순 증상과 검사로는 구분할 수 없었던 박출률 보존 심부전(HFpEF)을 진단하는 인공지능(AI) 모델을 개발했다.

삼성서울병원은 박경민·홍다위 순환기내과 교수 연구팀이 AI를 활용해 수축기능이 보존된 심부전을 예측할 수 있는 모델을 유럽심장학회 디지털헬스 관련 학술지 최근호에 발표했다고 5일 밝혔다. 박출률은 심장 좌심실의 수축기능을 측정하는 지표로 심장 박동이 있을 때마다 심장에서 배출되는 혈액의 부피 비율을 말한다. 박출률 보존 심부전은 좌심실 박출률이 50% 이상으로 정상인데도 심장 이완기능 저하, 구조적 변화 등으로 발생하는 병이다. 국내외 심부전 환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고 알려져 있다.

심부전의 주된 증상인 숨참, 피로, 운동 시 불편 등이 비특이적으로 발생할 뿐 아니라 고령·비만·고혈압 등 만성질환과 헷갈리기 쉬워 확진이 매우 어려운 병으로 꼽힌다. 게다가 병이 의심된다 해도 심장초음파에서 다양한 정밀 지표를 종합적으로 분석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환자들이 적시에 정확한 진단을 못 받는 일이 빈번하다.

연구팀은 병원에서 널리 쓰는 ‘12유도 심전도 검사’ 결과만 있어도 진단을 내릴 수 있도록 AI 모델을 만들었다. 우선 2016~2022년 삼성서울병원에서 심초음파, NT-proBNP, 12리드 심전도 검사를 모두 시행한 환자 1만 3081명을 대상으로 환자 위험도에 따라 박출률 보전 심부전 그룹과 대조군으로 나눴다. 이들을 대상으로 심전도 데이터를 딥러닝으로 학습시켜 미세한 전기 신호 패턴까지 포착하도록 AI 모델을 설계했다. 이어 환자별 임상·영상·혈액 데이터와 함께 AI가 실제 임상 현실에 가까운 조건에서 예측력을 테스트할 수 있도록 최대 5년간 모은 데이터까지 통합 분석했다.

그 결과 AI 심전도 예측 모델의 성능(AUC)이 81%에 달했다. 특히 고령·비만·당뇨·고혈압 등 주요 위험군에서도 78~83%로 모델 성능이 유지되었다. 또한 AI가 양성으로 예측한 환자의 5년 내 심장사망 위험은 음성으로 나온 환자에 비해 10배 높았고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위험은 5배 높았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AI 기반 심전도 모델을 활용해 박출량 보존 심부전 가능성을 예측한 국내 첫 연구”라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기존 심장초음파나 혈액검사가 없는 환자에서도 간단한 심전도 검사만으로 박출량 보존 심부전의 가능성을 조기에 의심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진단의 사각지대를 줄일 수 있다” 며 “다른 기관들과 협력해 외부 검증을 추가하는 연구도 지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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