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보인데 그 뱃살은 달랐다…끝까지 건강한 비만인 특징

2025-09-07

헬스+ 불로장생의 비밀

예전에 학교 다닐 때 ‘날으는 돈까스’(표준어는 나는 돈가스)라는 별명으로 불리던 아이들이 있었다. 살이 쪘지만 몸놀림은 날렵한 아이들을 말할 때 쓰였다. 뚱뚱해도 실제로는 누구보다 건강한 아이들이었다. 실제로 비만이지만 건강한 사람은 존재한다. 의학적 기준으로는 혈당·혈압·콜레스테롤에 아무 이상이 없는 사람들이다.

의사들은 이들을 ‘대사적으로 건강한 비만(Metabolically Healthy Obesity, MHO)’이라고 부른다. 어떤 연구자는 이를 타고난 유전자 덕분으로 보기도 하고, 또 어떤 연구자는 인생의 한 시기에 잠깐 스쳐 지나가는 행운으로 여기기도 한다. 비만을 분류하는 BMI 기준이 일차원적이기에 생기는 통계적 착시로 보는 시각도 있다.

그렇다면 MHO는 얼마나 흔할까. 무엇이 그들을 건강하게 지켜주는 걸까. 살을 빼지 않아도 되는 특권층이 정말 있는 걸까, 아니면 시간이 지나면 질병 위험이 치솟을 수밖에 없을까. MHO를 수십 년 간 연구해 온 독일 포츠담대 마티아스 슐츠(Matthias Schulze)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 실체를 알아봤다.

🛢️뚱뚱해도 건강할 수 있을까

MHO의 정의는 연구마다 다르다. 어떤 연구는 당뇨·고혈압·고지혈증과 같은 대사증후군이 없는 비만인을 MHO라고 하지만, 또 어떤 연구는 인슐린 저항성이나 허리 둘레를 더 중요하게 본다. 그래서 정의만 30여 가지에 이르고, MHO 비율도 비만인의 5% 남짓에서 60%까지 큰 변동폭을 보인다.

하지만 2021년 슐츠 교수가 미국 데이터 1만2000여명, 영국 데이터 37만여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새로운 기준을 제안했다. BMI(체질량지수)가 30 이상인 비만이지만, 수축기 혈압 130mmHg 미만, 허리-엉덩이 비율이 여성 0.95 미만 및 남성 1.03 미만, 제2형 당뇨병이 없는 경우, 이 세 가지를 충족했을 때다.

복부 비만이 적으며, 고혈압과 당뇨가 없다면 적어도 건강한 비만으로 보자는 취지다. 이 기준에 따르면 미국인 기준 41.2%, 영국인 기준 19.3%가 MHO에 속했다. 이들은 정상 체중 그룹과 비교해도 심혈관 질환 위험이 MHO에 속하는 이들은 건강한 정상 체중 그룹에 비해 전체 사망 위험이 그리 높지 않았다.

이 연구 결과는 “뚱뚱해도 건강할 수 있다”는 ‘비만 긍정 운동’의 근거가 되기도 했다. 사회운동가들은 “살을 빼라고 강요하고, 날씬한 게 아름답다는 시각은 미디어의 세뇌”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학계는 여전히 논쟁 중이다. 많은 연구자들이 “MHO는 일시적인 상태일 뿐,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 위험해진다”고 경고한다. 슐츠 교수도 “비만은 건강하지 않은 사람에 비해 위험이 낮지만, 정상 체중의 건강한 사람에 비해서는 심혈관 위험이 높다”며 “많은 사람들이 10년 내에 건강하지 않은 상태로 전환된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여러 연구에서 MHO였던 사람들 중 30~50%는 10년 이내에 고혈압ㆍ당뇨 같은 대사 질환을 얻는다. 슐츠 교수는 “그 이후 이들의 심혈관 위험은 급격히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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