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더로드] '중국차 편견' 넘어…스포티한 패밀리 SUV로 정면 승부 'BYD 씨라이언7'

2025-11-07

비야디(BYD)의 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씨라이언 7에 탑승하자 넓은 공간감이 느껴졌다. 성인 남성 셋을 앞 뒤에 태우고도 2열 무릎 공간(레그룸)에 주먹이 3개나 들어갈 정도로 여유가 있었다. 제원을 확인하니 휠베이스 간격(축간 거리)이 2930㎜에 달했다. 이는 국내 대표 중형 SUV들보다 100㎜가량 긴 것이다. 뒷좌석은 20도까지 조절할 수 있는 시트백 리클라이닝 기능도 갖췄다. 2.1㎡ 면적의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를 여니 시원한 개방감이 전해졌다. 전동 선쉐이드가 적용돼 채광량까지 조절할 수 있다.

적재 공간도 충분했다. 프론트 트렁크 용량이 58L, 트렁크 용량이 500리터. 60:40으로 나뉘는 뒷좌석을 접으면 트렁크 공간은 1769리터까지 확정됐다. 우람한 크기는 아니지만 패밀리 SUV로서 부족함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써서 무게 중심을 낮추고 평평하게 바닥을 설계해 넓은 실내 공간을 확보했다는 게 BYD의 설명이다.

씨라이언 7은 BYD가 소형 전기 SUV '아토3'와 중형 전기 세단 '씰'에 이어 국내에 세 번째로 내놓는 모델이다. 2026년형 연식 변경을 마친 신형으로 전 세계 시장에서 가장 먼저 한국에서 출시했다. 디자인은 날렵하고 스포티했다. 씨라이언 7은 '바다사자'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지만 '씰(바다표범)'과 함께 BYD의 오션 라인업에 속한다. 이에 전면부는 씰과 흡사한 패밀리룩을 형성하고 있다. 강인한 LED 헤드라이트에서 떨어지는 눈꼬리는 스타일리시했고 범퍼의 에어커튼과도 잘 어울렸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쿠페형 루프라인이 돋보이는 측면부와 물방울 모양을 형상화한 후면부 리어램프였다. 루프윙과 리어스포일러까지 장착해서 그런지 전체적인 바디라인은 포르쉐 카이엔 쿠페를 연상시켰다. 디자인은 BYD의 글로벌 디자인 총괄 디렉터 볼프강 예거의 팀이 완성했다. 예거는 독일 출신이지만 이탈리아에서 공부하고 알파 로메오, 아우디, 람보르기니 등에서 경력을 쌓은 뒤 BYD에서 8년째 디자인을 주도하고 있다.

업계에선 실용적이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을 뽑아낸다는 평가가 많다. 씨라이언 7도 에어커튼과 루프윙, 리어스포일러 등을 바탕으로 공기저항계수(Cd)를 0.28로 낮추는 실용성을 겸비했다.

차를 몰고 서울 시내로 나섰다. 헤드레스트 일체형 스포츠 시트는 착좌감이 나쁘지 않았다. 15.6인치 대형 디스플레이도 시원했다. 티맵 내비게이션이 기본 탑재됐고 UI(사용자 인터페이스)가 쉽게 조작이 가능하도록 구성돼 있다. 4G 커넥티비티 시스템과 클라우드 기반의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기능을 지원해 서비스센터에 방문하지 않아도 차량의 소프트웨어를 항상 최신으로 유지할 수 있다.

가속페달에 발을 올리니 밟는대로 나가는 전기차 특유의 반응성이 전달됐다. 씨라이언 7은 후륜 구동에 환산 기준 313마력과 38.7kg.m의 출력을 낸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데는 6.7초가 걸린다. 추월과 고속 주행은 안정적이었고 코너에서도 차체가 단단히 버텼다.

다만 주파수 가변 댐핑 시스템이 탑재됐음에도 울퉁불퉁한 길을 달릴 때 충격을 충분히 흡수해주지 못하는 느낌이 아쉬웠다. 주행거리도 1회 충전 시 398km로 긴 편은 아니다. 82.56kWh 크기의 BYD 리튬인산철(LFP) 기반 블레이드 배터리가 탑재됐다. 그래도 저온 주행거리는 385km나 인증받아 상온 대비 96.7%에 이르는 뛰어난 효율을 보였다.

안전 및 주행 보조 기능은 다채로웠다. 360도 서라운드뷰 카메라는 좁은 골목길 운행과 주차에 도움을 줬다. 첨단 주행 안전 보조 시스템도 대거 탑재해 운전자의 안전과 편의성을 한층 강화했다. 앞차와의 거리와 속도를 계산해 안전거리를 유지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비롯해 차선 이탈 조향 보조 시스템, 전·후방 교차 충돌 제동 보조, 하차 주의 경고 시스템 등 기능이 모두 기본으로 적용됐다.

운전석 A필러에 자리한 센서는 운전자의 얼굴을 인식해 눈을 감거나 하품을 자주하는 등 운전에 집중하지 못한다고 판단되면 시청각적인 경고를 한다. 씨라이언7은 2025년 유럽 안전도 평가 프로그램인 유로앤캡 테스트에서 성인 탑승자 보호에서 87%, 어린이 탑승자 보호에서 93% 등 높은 점수를 기록하며 최고 등급인 5-스타 등급을 획득했다.

BYD 씨라이언7의 최고 장점은 합리적인 가격이다. 세제 혜택 적용 후 4490만원으로 전기차 보조금을 반영하면 4000만원 초반대 구매가 가능하다. 중국 브랜드 및 완성차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넘어 차량 구매 선택지로 넣을 충분한 매력을 지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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