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DM과 HM 등 국내 부동산 디벨로퍼가 미국과 일본 등 글로벌 시장을 두드리고 있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고수익을 보장했던 국내 부동산 개발 업계가 프로젝트파이낸싱(PF) 경색과 치솟는 공사비로 휘청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미국 부동산 시장이 악화하자 트럼프 기업, 쿠슈너컴퍼니 등 미국 굴지의 부동산 개발사들도 국내에서 시행 경험을 쌓은 국내 부동산 개발 회사들에 손을 내밀며 현지의 인허가 절차 등 높은 행정 문턱을 넘는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있다.
20일 문주현 MDM 회장은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에서 열린 한국부동산개발협회 20주년 행사에서 “지금 부동산 개발 업계는 고금리, 공사비, PF 경색, 저성장 등 여러가지로 어려움에 직면했다”며 해외시장 진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김한모 HM 회장도 “지금 개발 사업 여건이 좋지 않아 중소형 개발 회사 등은 사업을 영위하기가 더욱 어려운 상황”이라며 “우리나라에서 (과거보다) 디벨로퍼에 더 큰 자기자본을 요구하고 있어 해외시장에 눈을 돌렸다”고 설명했다. 실제 국토교통부의 ‘부동산개발업 등록 현황’ 통계에 따르면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년 연속 폐업 업체가 신규 등록을 앞서는 등 문을 닫는 디벨로퍼들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만 전국에서 부동산 개발 업체 368개가 폐업을 신고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다. 사업 건수도 감소하고 있다. 2022년 5004건에 달했던 부동산 개발 업계 사업 건수는 2024년 3841건으로 곤두박질쳤다. 이에 더해 이재명 정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담당했던 택지 매각 사업을 중단하고 시행 자체를 LH가 전담하라고 지시하면서 국내 부동산 개발 회사들이 사들일 수 있는 땅 자체도 점차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MDM과 HM 등을 필두로 국내 부동산 개발 회사들이 미국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미국 시장 진출이 ‘돈맥경화’를 겪고 있는 국내 디벨로퍼사에 ‘캐시 카우’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택을 분양하는 한국과 달리 미국은 월세 시장으로 돌아가고 높은 월세에 대한 심리적 저항감도 적어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니콜 쿠슈너 마이어 쿠슈너컴퍼니 회장도 이날 한국부동산개발협회 20주년 행사에서 “고급 마이패밀리 개발 사업은 최상의 품질을 내놓아 높은 월세를 받을 수 있다”며 “이는 안정적인 현금 확보가 가능하고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도 좋다”고 강조헀다.
MDM과 HM이 안정적으로 미국 부동산 개발 시장에 뛰어들 수 있었던 배경으로 현지 기업과의 협업이 꼽힌다. MDM은 트럼프그룹과, HM은 쿠슈너컴퍼니와 공동 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김재찬 MDM 해외투자 부문 대표는 “현지 기업과 손을 잡아야 인허가 등 행정 절차 등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MDM의 경우 엠디엠자산운용, HM의 경우 칸서스자산운용 등 자산운용사를 직접 경영하고 있는 점은 미국 진출을 수월하게 한 배경 중 하나다. 김 대표는 “자산운용사를 보유하고 있어 금융적으로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해외 진출 시 많은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MDM의 경우 한국부동산개발협회 20주년 행사를 계기로 쿠슈너컴퍼니와도 접점을 늘렸다. 마이어 회장은 한국부동산개발협회 20주년 행사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서울이 됐든 미국이 됐든,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 곳에서 MDM과 함께 공동 투자 등을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에는 HM그룹만 쿠슈너컴퍼니의 국내 파트너사로서 협업했다면 MDM 등 다양한 디벨로퍼와도 손을 잡겠다는 뜻이다. MDM은 현재 트럼프그룹과도 미국 내 부동산 공동 협업을 모색하고 있다. 트럼프그룹을 이끄는 트럼프 주니어는 올 5월 방한해 문 회장과 만나 “미국에서 같이 투자할 만한 2~3개 프로젝트 리스트를 보내준다”고 밝혔고 현재 MDM은 리스트를 공유받고 사업성 검토를 진행 중이다.
MDM과 HM 등 국내 디벨로퍼 외에도 시공사인 대우건설도 미국에 진출을 선언하는 등 해외 진출 기업은 더욱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은 올 9월 미국과 캐나다 등을 방문하고 “북미 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큰 부동산 시장이자 글로벌 자본이 집중된 것”이라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투자형과 개발형 사업을 병행해 안정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확보하겠다”고 미국 개발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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